220120_명상일기day52
“… 중략.. 스승님, 앞 날을 보실 수 있다면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최고의 죄가 무엇인지 알려주십시오. 살인? 탐욕? 폭행인가요? 무엇인가요?”
스승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이렇게 답했다.
“앞으로 인간이 범할 가장 큰 죄는 네가 이야기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이 가장 큰 죄가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 당연함이 자리 잡는 순간, 마음은 불편하기 시작하고 불행이 찾아오게 된다. 불행한 사람은 이 새상을 위해서 무엇도 할 수 없다. 불행한 사람이 세상을 해치게 될 것이다.”
-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민진희), p226-227
2021년의 크리스마스부터 지금까지 달리는 유치원을 단 5일 갔을 뿐이다. 아마, 올 2월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어 남편과 나는 새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가정돌봄을 택했다.
아직 갓7살짜리들이 나쁜 아이/ 착한 아이가 어딨겠냐만은 유독 성인물에 노출이 많이 되어있는 한 친구에게 묻어오는 날 것의 어투와 표현, 자극들이 쌓이고 쌓여 나와 남편들의 인내심을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선생님과 몇 번 상담을 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기에 달리는 당분간 집에서 나와 있게 되었다.
아이와의 시간은 즐거웠지만 차츰 지치는 나를 어찌할 수는 없었다. 이미 이 주동안 아이를 돌보느라 무너졌던 일상.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나 하던 차에 다시 일상이 무너지니 몸과 마음이 무겁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전업주부이긴 해도 꿈이 있기에 꿈을 위해 달릴 시간과 육아/가사일의 균형이 절실했는데 당분간(아니 제주 내려와서 툭 하면 가정돌봄을 하고 있어서 충분히 답답했는데… & 제주에 요가 고수가 살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위해 배움의 기회 또한 포기했는데…!!! ㅠ ㅋㅋ) 육아/가사에만 올인하라니.. 마음이 둘로 분리가 되어 정신분열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하나는 아이를 위한 마음/ 하나는 꿈을 향한 마음으로 그 둘이 상충하면서 혼란스러웠다. 솔직히 말하면 급성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오늘 아침, 간만에 새벽에라도 요가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밤새 술취한 남편이 화장실을 드나드는 덕에 잠을 못잤고 낮동안의 육아피로가 겹쳐 새벽에 눈을 뜨고도 요가를 가지 못했다. 그리고 출근하는 남편을 새우눈으로 바라봐주고는 낮 내내 후회했다.
결국, 인정! 이 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 그리고 내게 주어진 이 상황을 당연시 여긴 것도 인정.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요가 더 못 배우게 하고/ 와이프를 위하는 남편(티비에서 나오는 이상적 남편?)/ 얌전하고 말 잘듣는 아이(역시 티비에서나 나올 법한 아이?)/ 등등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그래서 내 갈길을 방해한다고 여겨지는 장애물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오늘의 감사한 일들을 떠올려 보았다.
<오늘의 감사한 일>
1. 무엇보다 건강하고 밝고 긍정적인 아들이라 감사
2. 친정식구들도 잘 챙기는 남편에 감사
3. 주말에 아이 보겠다고 하는 남편에 감사
4. 쾌청한 하늘의 감사
5. 시르사아사나가 이젠 제법 잘되어서 감사
6. 살이 빠져서 감사
그리고 스치는 생각들도 기록해본다.
<오늘의 깨달음>
요가를 못하는 상황이 매우 불만이었지만, 사실 요즘 내 몸이 요가할 상황이 아니기에 삶이 쉼을 선물한 것 같음. 살 뺀다고 덜 먹었는데 여기에 요가까지 하니 피로가 쌓여서 빠지는 속도가 더뎠었음. 근데 요가 안가니 빠지는 속도가 붙었음. 진짜 이 기간이 선물이었던 걸까? 어제는 수육도 먹었는데 오늘 아침 몸무게를 재보니 살이 빠져 있었음. 거기다가 육아/가사일이 늘었는데 원래 하던 것 중에 몇 개 못해야 그 균형이 맞는 거지~~ 안간힘 쓰지 말 것. 아이랑 바닷가 산책하면서 명상유투브를 만들 영상을 찍을 기회가 온 것도 같음. 아이에게도 자연을 보여줄 기회이자 영상도 찍을 기회의 시간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