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by 별사람

곶감은 시간이 만든 단맛이에요.


가을 햇살 속에서 껍질이 벗겨져

바람에 흔들리며 겨울을 견딜 때,

그 안의 떫은맛은 천천히 사라지고,

오직 달콤함만 남습니다.


마치,

마음속 아픔이 서서히 옅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추억의 단맛만 남는 것처럼요.


겉은 주름지고 초라해 보이지만,

속은 호박빛으로 투명하게 빛나죠.

그래서 곶감은 겨울 한가운데에서도

가을의 햇살을 품은 열매 같아요.


손끝에 닿는 하얀 감서리는,

긴 기다림 끝에 맺힌 눈꽃 같은 흔적이고요.

차갑고 텅 빈 계절에 곶감을 한 입 베어 물면,

잃어버린 계절이 다시 돌아온 듯

따뜻한 기억이 입안에 퍼져요.


기다림이 만들어낸 맛,

사라짐 끝에 남은 가장 순한 달콤함.

곶감은 어쩌면 그 자체로

시간이 주는 위로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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