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곳 없는 이 마음,
외롭지 말라고
옷을 입혀 나간다.
신발끈을 다시 묶고
거울 앞에 잠시 서서
괜찮은 표정을 연습한다.
망설이듯 문 앞에서
한 번 더 숨을 고른다.
갈 곳 없는 발걸음은
정한 곳 없이
골목 어귀를 돌다
신호등 앞에 멈춰 서야
사람들을 마주한다.
사람들 사이를 스치며
웃음소리에 놀라
걷고 있는 나는 사라진다.
마음은 점점 얕아져
깨어지는 살얼음 같은
길 위를 조심조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머니에 손을 넣고
왔던 길을 되돌아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