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은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일요일 오후, 늦은 저녁을 먹었다. 저녁으로 먹었던 음식들이 얹혔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이러한 증상은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를 다니고 나서부터 생기기 시작한 고질병이다. 월요일을 맞이하기 싫어 뇌에서 몸으로 보내는 일종의 반항 같은 증상이다. 나의 경우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말하는 월요병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월요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흔한 병이다. 이러한 병을 유발하는 데에는 월요일 오전에는 꼭 회의를 해야 한다는 대표님의 덕이 크다.
반면 목요일 퇴근길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즐겁다. 보통 금요일 퇴근길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데, 나는 목요일에 더 많은 기쁨을 느낀다. 그 이유는 퇴근과 동시에 느슨한 금요일의 업무가 있고, 그 뒤 주말이 연달아 있기 때문이다. 마음만 잘 먹으면 금, 토, 일 이렇게 3일을 쉰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즐겁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에서 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오랜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알록달록 솜사탕처럼 예쁜 하늘이 나를 보고 웃는다. 라라 랜드에 나오는 LA의 하늘 같다. 눈을 감고 마치 내가 LA에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햇빛과 구름의 콜라보가 좋아서 하늘이 예쁜 줄 알았더니, 퇴근이라 하늘이 예쁜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