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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수 Aug 13. 2020

정보 접근성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변화를 꿈꾸는 체인지메이커 사전 03 - 접근성 Accessibility


정보 접근성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정보 접근성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 속할 것입니다. 아마도 눈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실 테니까요. 코로나의 공포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4월 마스크 재고량을 알려주는 어플들이 생겨났습니다. 참 고마운 어플이었죠. 저 역시도 편리하게 마스크 재고량을 확인하고 재고량이 남아있는 곳에서 마스크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플들이 시각장애인의 앱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습니다.대화를 나눠 본 몇몇 시각장애인들은 결국 두세시간씩 줄 서서 마스크를 겨우 구매했다고 합니다. 정보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추가 시간과 추가 비용을 들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에서는 장애인·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고시(http://law.go.kr/admRulLsInfoP.do?admRulSeq=2100000105849) 를 통해 장애인과 고령자의 정보통신서비스와 정보통신제품에서의 접근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맞춰 국가표준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1(KWCAG 2.1)에 따라서 웹 접근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래 항목을 한번 살펴보시면 어떤 요소들이 접근성에서 평가되는 항목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것들을 모두 준수한다고해서 접근성이 완전할까요? 분명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대화를 나눠본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 2019년도 웹 접근성 실태조사,7p>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19년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접 업등 8개 표준 산업분야 총 1,000개의 웹사이트의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준수 여부를 평가했는데요. 평균 점수는 53.7점이었고, 이에 못 미친 웹사이트 비율은 66.6% 였습니다. 75점 미만이면 '미흡'이 되는데, 전체 조사 모수의 무려 66.6%가 미흡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특히 취약계층이 가장 자주 이용하게 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웹페이지 정보 접근성이 가장 낮은 것을 보면,고령자나 장애인 등이 콘텐츠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감상할 때 경험이 가장 좋았어요

시각장애인 10명 정도를 인터뷰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페이스북과 구글 등 해외 어플을 언급하였습니다. 최고의 추천은 넷플릭스였습니다. 본인도 영화를 감상하고 싶어서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는데, 넷플릭스의 경우 자막까지 읽어주는 기능이 되어 있어 해외 영화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접근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아래 접근성을 소개하고 있는 페이지를 들어가보시면 되겠습니다.


https://help.netflix.com/ko/node/116022


물론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어플의 경우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접근성이 갖춰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꽤 많은 어플리케이션의 접근성은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쇼핑에서 결재를 할 경우에 추가적으로 뜨는 팝업창에서 보이스 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카드 등록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토스, 카카오 페이, 네이버 페이와 같이 메이저 금융 어플의 접근성 역시 좋지만 몇몇 은행과 증권사 어플의 경우 퀄리티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디지털 접근성에 주목해야 하는가?

제가 장애인고용공단의 교육을 받으며 가장 크게 깨달았던 것이, 장애 발생의 약 90퍼센트가 후천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인터뷰를 했던 시각장애인 대학생도 본인이 시력을 잃은지는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의 앞은 아무도 알수 없습니다.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 2019, 직장내 장애인식 개선교육 자료, 10p>

2011년 세계장애보고서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5%인 10억 명의 인구가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물론 해외에서 정의하는 장애가 포괄적이기에 집계인구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측면의 장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서구에서는 노동 능력 측면이나 사회적 측면, 다시 말해 환경적 요인에 의해 불이익을 받는 조건 등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디지털 접근성이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결국 모든 사람이 접근하기에 용이한 제품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이유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좋은 일입니다. 더 직관적이고 쉬운 인터페이스 화면을 통해서 편리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특정 대상의 이익을 위해서 접근성 향상이 필요한 것일까요? 


접근성 향상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기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할 노력입니다.  



NEXT
다음 시간에는 영국 정부 Goverment Digital Service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박형배님이 추천해준 자료를 가지고 영국 정부의 디지털 접근성 향상을 위한 실무적인 노력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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