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사례를 알아보는 임팩트 오션 01
들어가며
2017-2018년을 영국에서 머물면서 순환 Circular 개념을 고려한 디자인의 시도가 유럽에서는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활용 프라자가 생길 만큼 소재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버려진 것을 활용하여 디자인하는 업사이클링 Upcylcing 개념도 몇 년 전부터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 프라이탁을 들고 있습니다만, 프라이탁은 1993년도에 시작된 기업입니다. 거의 30년이 되었죠. 그만큼 환경에 대한 대중 인식과 기업,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앞서나가고 있는데요. 이번 임팩트 오션에서는 이 몇가지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런던의 지역사회 기반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 The Bike Project와 Restoration Station
영국에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동체이익회사Community Interest Company(CIC)가 사회적기업의 법적인 형태 중 하나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에 대해 환경형, 국토형, 여가부형 등으로 나누면서 그 특징에 따라 분류하거나 또는 사회서비스 제공형/일자리제공형/지역사회공헌형 등의 사회적기업의 미션에 따른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만 영국에서는 조직의 법적 구조로 사회적기업을 분류합니다. 아래 표와 같이 10가지 정도로 분류를 하고 있는데요. 이중 CIC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실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비중이 중요하고 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이와 관련해서는 Local Innovation 지역 혁신과 관련하여 이야기할 때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아래 2가지 사례는 사실 CIC 형태는 아닙니다만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면서 순환을 고려한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The Bike Project 는 버려진 자전거를 난민들과 함께 고치고 다듬어서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는 작은 사회적기업입니다. 대표는 30대초반의 청년으로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한 친구입니다. 제가 저녁 7시쯤 찾아갔던 것 같은데 15평 남짓한 공간에 자원봉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 어린 학생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난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봉사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할머니와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자기는 여기 오는게 늘 즐겁고 자주 참여하려고 노력한다고 하더군요.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고 난민도 세 명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난민들은 이곳에서 자전거 정비 기술을 배우게 되며 일부는 향후 채용까지도 연결됩니다.
아래 사회적 기업인 Restoration station은 지역에서 기부받은 오래된 고가구를 업사이클링하는데 난민들이나 노숙자를 교육에 함께 참여시키고 있었습니다. 위의 The Bike Project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통해 이들이 스킬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자체적으로 채용을 하거나 다른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해주는 형태입니다. 지금까지 수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자립을 지원해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기업은 1965년에 설립되어 알코올 중독자, 난민, 노숙자를 도와 이들의 삶을 변화시켜나가는 데 헌신해온 SCT 그룹에서 만들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래의 첫 시작을 알리는 화면이 한편으로 마음을 울립니다.
업사이클링 아티스트 YINKA ILORI와의 협업
잉카로리는 런던을 활동무대로 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버려지고 있는 가구와 제품에 문제의식을 느껴서 이것들을 활용하여 리디자인 하고 있는 아티스트 입니다. 아프리카 출신 특유의 다채로운 컬러조합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자칫하면 올드해보이는 제품으로 전락할수도 있는 업사이클링 가구에 색채를 덧입혀 신선한 시각을 주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운동에 앞장서며 플라스틱 재활용의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는 Precious Plastic
국내에도 이제는 꽤 알려진 Precious Plastic의 Daved Hakkens는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로 플라스틱 분쇄기를 오픈소스로 제공하여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들이 있지만 '수집 - 세척 - 분쇄 - 열을 활용한 재사용'이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인데요. Precious Plastic은 개인용 3D 프린터처럼 소형 분쇄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개발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베이진 모델로 시작을 했었는데 이제는 Community를 위한 머신까지 오픈소스로 개발하였네요.
기계뿐 아니라 제품 라인에 있어서도 확장된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주로 간단한 패널을 만들었었는데, 요새는 건축용 벽돌과 선반, 의자, 책상 등 제품군을 다양하게 하여 판매까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에게 정말 높은 평가를 주고 싶은 것은 지식재산권 보유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방어하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원리인데 오히려 모든 방법들을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래처럼 사진처럼 말이죠.
생물학적인 서클을 고려한 신소재 디자인
한편 주목받는 힙한 디자이너들과 센트럴 세인트 마틴CSM, 영국왕립예술학교RCA 등의 유명 대학에서는 업사이클링을 넘어서서 미래형 소재Material Future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Material Future와 관련해서는 다다음 시간에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기에 이번에는 한 가지 사례만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아래 LDF2017에서 만난 콕스와 이바노바의 조명과 가구 디자인은 생물학적인 서클을 고려한 독특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버섯균사체 배양을 통해서 제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심지어 전시실에서도 몰드(제품을 만드는 틀) 안에 배양 중이어서 3일 뒤에 완성되니 눈으로 구경해달라는 문구도 있었습니다. 버섯균을 활용한 사례가 이들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제된 가구 디자인과의 접목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좀 더 상세한 설명은 아래 퍼블리에서 제가 발행했던 글 <영감을 주는 모든 디자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들은 곰팡이균과 목재료를 활용하여 실험적인 작업들을 진행합니다.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는 방법이었던 나무와 버섯균과의 생물학적인 관계를 응용해서 말이죠. 광범위한 리서치를 통해서 이들은 말굽버섯의 종류(Fomes fomentarius)가 영국계 나무 종인 개암나무(Hazel)와 염소 버들나무(Goat willow)에 반응하여 강하고 매우 가벼우면서도 완전한 생분해성의 형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구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곰팡이균을 활용하여 소재를 제작하는 것들은 저 역시도 이들의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만, 친환경적인 소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 이목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생물학적인 특성을 이용하는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와 디자인과의 융합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실험적인 디자인에 응용되어 왔는데 대부분은 특별한 용도에 사용되는 것들이었습니다. <김병수, 2017>
마치며
여기까지 흥미로운 Circular Design / Business 사례였는데요. 소개를 하다보니 빙산의 일각 수준으로 공유하게 되는 것 같아 조만간 추가적인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