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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래 Jul 04. 2024

제주

회복의 움직임

복직 날짜가 정해졌다.

직장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외에 나갈 수 없다 보니 제주도를 다시 한번 가게 되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바다 스노클링 하기와 마음껏 행복하기였다.



여행 내내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고 바닷물이 생각보다 차가워서 바다 수영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쩐 일로 해가 쨍쨍한 날이 딱 하루 있었다. 해안 도로 드라이브를 하던 도중 보이는 너무 아름다운 바다에 차를 세웠다. 가지고 있던 숄로 자동차를 대충 가리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혹시 몰라 가지고 다니던 수영복이 드디어 쓰이는 순간이었다.


제주의 바다는 맑고 또 푸르렀다.

파도의 일렁임을 온몸으로 느끼며 한참 동안을 바다에 있었다. 이미 까만 피부라 더 탈 게 있을까 했는데 새까맣게 타버렸다. 선크림을 바를 새도 없이 바다에 뛰어든 탓이었다.


“아 너무 탔네. 이거 실화야? “ 하는 말과 동시에 ”선크림이 바다를 괴롭힌댔으니까 난 오늘 그래도 바다를 지키며 놀았다” 하며 까매진 나를 도닥였다.



지는 석양마저 날 위로하는 것 같이 느껴졌던 날.

복직원 작성을 위해 직장을 방문해야 하는 긴장감으로 떨리는 심장을 애써 누르며 석양을 즐겼다.


언젠가 겪어야 할 일이라면  행복하고 담담히 받아들이고 싶다. 내 마음의 회복 과정 또한 담담히, 또 차분하게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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