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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자전거, '숫자'보다는 '필요한 위치에'

공유자전거 대여소 위치 - 이용자 중심의 계획이 필요한 이유


먼저, 도심 내 이동수단으로서의 '공유자전거' 프로젝트의 시행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개인적으로 환경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로 향하는 적극적인 도시변화에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는 프랑스 파리 공유자전거 3년차 Vélib 유저로서 1,462km를 달리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도시의 변화, 디자인 정책에 좋은 영향이 되고 싶어, 서울시의 도시변화에도 늘 눈과 귀를 열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도시디자이너로서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방향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생각을 공유해보려 한다.



도시 공유자전거 시스템의 목적은 무엇일까? 대중교통에서 내려서 그 이후 목적지까지 연결해주는것? 아니면 도시에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로 이동하는 수를 줄여주는것? 그것도 아니면 친환경도시로 가기위하여 필요한 "정책"이니깐? 모두 맞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조금 다른생각 하나를 추가하자면,


공유자전거 존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전거 대여소로의 접근성을 높여 이용자가 스스로 이용하고 싶게 준비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위치시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 이용 후 목적지 근처에 대여소가 없다면 공유자전거는 무용지물일 것이다. 어떤 한 사람의 생활권안에 공유자전거 대여소가 없다면, 공유자전거는 더이상 그 사람과 관련없는 정책이 될것이니 말이다.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그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만, 지나친 사업의 확장으로 도심내 골치꺼리 혹은 "포스트자전거시대"를 대비하기 위하여서라도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은 파리에 비해 6배정도가 큰 도시이다. 따라서 지하철과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의 정거장 사이 간격이 그만큼 좁기도 하고, 왠만한 거리는 걸을 수 있는(혹은 걷고 싶은) 정도의 좋은 근접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의 형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 도시를 직접 비교보다는, 공유자전거의 활용성에 관해서는 언급해보려 한다.


위 이미지는 서울시와 파리시 도심 내 (주거지역 성향이 있는) 한 지역을, 공유자전거 대여소 위치를 중심으로 비교한 이미지이다. 각 동그라미는 반경의 크기를 보여주며, 빨간색은 200m, 하늘색은 300m를 의미하여 실제로 자전거 거치대의 위치가 도시를 얼마나 커버가 되는지 비교를 해보았다.


참고로 파리시는 2007년에 JCDecaux와 함께 공유자전거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는 Smovengo가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 광고시설물 기업 JCDecaux의 공유자전거를 통한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도 조만간 이야기해볼 계획이다.) 반면 2015년에 시작한 서울시의 따릉이와의 비교는 어렵지만, 흥미롭게도 2021년 3월 현재, 서울은 파리의 약 1,400여대 대여소수를 뛰어 넘은 약 2,100여대의 대여소 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 문제는 면적 대비한 대여소의 분포. 공유자전거의 이용은 단순히 대중교통의 옵션을 추가하는 수단이 될 것이 아니라, 도심내의 사회적 기능들로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도와주는 역할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책을 앞세운 지나친 공급은 제도나 질서가 뒷받침되지 않는 "혼돈의 포스트자전거시대"를 야기할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도시와 시민 사이의 소통이 전제되는 공유자전거의 사회적 문화는, 서울시와 같은 메가시티보다는 작은 규모의 도시에 훨씬 올바른 방향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유자전거는 '자전거를 탄다'는 의미보다 '공유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서라도, 더욱 탄탄한 가이드라인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설치되는 지역의 범위가 크지 않더라도 대여소 각각의 위치를 시민들의 생활반경을 고려한 장소에 배치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넓은 범위에 시행하는 대규모 사업보다는 범위는 좁더라도 이용자들의 목적을 따르는 정책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이제 도시민들에게 공유자전거는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도시 서비스를 "이용한는 것"에 더 가까워져가고 있는 것 같다. 공유자전거 사업의 초기단계에 있는 도시들은 숫자를 늘리는 단계적인 계획에 앞서 이용자의 목적에 따르는 구역단위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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