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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문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파리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 시대의 서막

규제 보다는 달리기 좋은, 탈 맛(?)나는 전용도로를 준비해준 로맨틱한 파리에서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 마저 낭만으로 느끼며 지내고 있다. 규제가 없는 건 아니다. 범칙금도 엄청 많다. 당연하게도 보행로를 주행하지 못하는것(벌금 135유로), 헤드폰 사용금지, 전조등/후미등 사용, 야간 주행시 반사조끼 착용 등 전동킥보드에 해당되는 항목이 굉장히 많고, 범칙금의 강도도 쎈 편이다. 

적응기에 들어간 프랑스 파리의 전동킥보드 시대와 관련된 법규 (우측 인포그래픽 출처: 2roueselectriques.fr)



자동차를 대체할 완벽한 이동수단

전동킥보드와 공유자전거는 자가용시대를 대체할 유력한 지속가능형 개인이동수단이다. 최근 수년간 도로 위의 모습을 빠른속도로 바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환경은 다소 버거워 보이기까지 하다. 크게 개인 이동성에 관한 세계적인 도시 트렌드가 되어버린 이 동력장치들은,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대체하여 목적지까지 더 빠르게 이동시켜줄 뿐만 아니라, 친환경 이동수단이 되어 도심 내 차량의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세계 여러도시들에서 검증되고 있다.

물론 본 내용에서 다룰 개인이동수단들의 여러가지 분명한 문제점들이 적지는 않다. 그렇지만 개인의 자율성과 공공의 안전성이 보장된 계획을 한다면, 현재 차량중심으로 생성된 도시가 가지는 사회적, 환경적 이슈들을 분명 해결 할 수 있는 키(Key)라고 판단된다.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도시환경을 포함한 지구의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진화를 거듭한다면, 사람과 도시, 그리고 지구환경 모두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짧은 글을 시작해 보겠다.

좌측부터 파리 공유자전거 벨리브(Vélib), 전동킥보드, 벨로폴리탄 정책의 일환으로 확장된 자전거도로



도시의 복잡성을 키우는 문제인가, 혁신인가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의 개인이동수단들은 휴대용 배터리를 비롯한 급성장한 기술의 도움으로 '동력의 힘'과 '사용 시간'의 측면에서 큰 성장이 있었다. 나열할 수 없을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세상에 처음나올 때에는 안그랬던가? 130여년전 자동차가 처음 세상에 특허로 등록된 뒤, 대량생산과 수익성 지향 생산,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고려하게된 지금까지 전 세계의 땅 위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더불어 도로에 대한 기술과 교통 법규 등이 개정되며 그 모습이 구체화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단점과 큰 위험성이 있음에도 그 편의성을 경험한 이상 우리는 차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100년 넘은 자동차시대에 도전장을 던진 개인이동수단은 이제 겨우 고작 수년밖에 되지 않았다. 다양한 단점이 있음에도 그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편의성 측면에서의 장점은 자동차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경험한 지난 수년간의 분명한 문제들이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눠보려 한다.

파리 기후협약 전 도로를 점령하던 자동차들로 인해 복잡한 도시의 모습




1차 문제 : 너도나도 사업하자, 무분별한 확산 문제

아마 킥보드형태의 이동수단은 본인이 유치원시절인 1990년대부터 있었던 기억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나름 오래된 이동 방식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전동모터가 달려 땀 한방울 흘리지 않으며 이동하는 혁신은, 타 본 사람은 그 매력을 끊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보다 작은 부피에 주차가 편하고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좋은 이동수단이다. 그래서 개인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겨 판매되기 시작되었고, 도시의 공유자전거 1세대가 대량 폐기되며 실패한 도시에서는 더욱 그 확산속도가 빠르게 느껴졌다.

2019년 파리시 전동킥보드 사업 업체 리스트

이렇게 전 세계의 메가시티들이 전동킥보드의 수가 늘어가는 것은, 지자체가 허락하고 공급업체들이 경쟁하며 생산하고 시민들이 그것을 이용하니 그 세계가 확장되는 것이 아닌가? 마치 수요가 많은 지역들을 지나게 건설한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뒤 10여년이 지난 지금 가장 이용하기 힘든(?) 노선이 되었거나, 좋은 브랜드의 매장들을 모두 모아놓은 '더현대 서울'에 사람들이 몰리는게 이상하지 않은 것과 어떤 측면에서는 비슷한 느낌마저 든다. 이래서 지나침에 대한 주의를 어른들이 자주 이야기했나보다.

프랑스 파리의 단계별 도시변화를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다음의 간단하지만 중요한 스텝들을 거쳐 지금의 성공적인 '이동성 시대'를 맞이했다고 생각된다.   

10여년 동안 공유자전거의 안정된 운영으로 시민들의 인식과 도시 변화의 방향성 확립

대기오염이슈에 빠르게 대응하고 시대적 흐름의 속도만큼 빨랐던 정책적 변화와 적응

약 1~2년 사이(2017~2018년 즈음)에 파리시 전체를 바꿔버린 자전거전용 차선의 개발

파리시 공유자전거 Vélib의 사업 확장과 초근접 접근성의 확보

입찰경쟁을 통한 3개의 전동킥보드 운영사만 각 5,000대씩만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




2차 문제 : 아무데나 대자, 주차 문제

한국의 대도시들이 갖게된 문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전세계의 대도시들에서 전동킥보드의 주차문제는 큰 이슈거리였다. 이제는 지난 문제이고 어느정도 해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언급하겠지만, 파리에서는 운영하는 운영사에서 발벗고 나서서 해결하려 노력했다. 보행로나 건물 앞 같은 곳에 주차를 한 전동킥보드에 직접 팻말을 걸어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고, 적극 신고하게 하였다. 또한 이용하기전 앱을 통하여 주차가 불가한 지역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이용자들에게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내무부장관을 통한 발표로 주차에 관한 규칙을 발표했고, 지정된 주차공간에 주차하지 않은 전동킥보드 사용자에겐 벌금35유로(한화 약 45,000원), 견인시 49유로(한화 약 64,000원)를 추가하고, 거기에 지체에 대한 벌금이 하루에 10유로(한화 약 13,000원)씩 추가되는 강경한 내용이었다. 1~2유로 아끼겠다는 사용자에겐 아주 큰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다른이야기지만 이렇게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프랑스에서 마스크 착용율 거의 100%를 이룰 수 있던것도 135유로(한화 약 175,000원)에 달하는 벌금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2021년 6월 현재는 보통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주차하는 공공시설 근처에 차량 1대 주차공간 정도 되는 크기로 전동킥보드를 주차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꽤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3차 문제 : 이왕 가는거 빨리가자, 속도 문제

프랑스 파리에서는 자전거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하여, 차선을 구분하는 플라스틱 봉으로 안전을 위한 구분을 해두었습니다. 현재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도하는 등 도시 이미지를 해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렇게 도시의 주인은 차량에서 보행자나 개인이동수단 이용자들로 바뀌는 과도기로 피할 수 없는 이슈들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공유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끊김이 없는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덕분일 것이다. 보행로와 차도 사이에서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전용도로는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들을 타고 달리기 너무 좋다. 프랑스에선 차량과 무동력 이동장치들 사이에 전동킥보드와 같은 동력체들의 포지셔닝을 구분하고자 몇가지 조건을 두었다.   

25km/h 이하로 면허가 필요없는 생활이동수단

45km/h 로 원동기 면허가 필요한 동력이동수단

그 이상의 고속이동수단

운전면허없이 이용가능한 씨트로엥의 구독형 전기자동차 Ami. (출처 : https://www.citroen.fr/ami/)


당연히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포함하는 저속형 생활이동수단은 그런 이유에서 속도제한을 걸어두었다. 공유자전거의 페달어시스턴트 기능이 추가된 전기자전거와 모든 전동킥보드는 25km/h를 넘어서는 안되고, 따라서 별다른 면허가 필요없다. 반면, 25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동력장치들은 원동기 면허가 필요하다. 보통 오토바이와 같은 수단을 포함하는데, 재미있는건 최근 구독형으로 프랑스 자동차회사 시트로엥에서 출시한 아미(Ami)는 초소형 크기로 45km/h 이하의 속도로 달린다하여,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필수가 아니다. 이것은 운전에 대한 교육이 없어도 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 원동기 운전면허증으로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파리시장 안 이달고 (출처:AFP)

팬데믹으로인한 이동제한기간을 거치고, 대중교통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머무는 곳들을 지양하다보니, 공유자전거와 전동킥보드의 이용이 굉장히 활성화되게 되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15분도시' 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책적이고 행정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덕분에 개인이동수단의 규제와 법규들도 점점 안정되어 가게 되었다.

파리시가 2016년에 정한 자전거이용 관련 교통 범칙금 (인포그래픽 : LeParisien, 출처 : Sécurité routière)



이렇게 지난 1~2년동안 도시의 모습 자체를 바꿔놓은 이동성 측면의 모습에, 새로운 규제 기능(?)이 출시되었다. GPS의 도움으로 일정 구역에서의 전동킥보드 사용이 자동적으로 제한되거나 감소되는 기능이다. 2021년 6월 마지막주에 새롭게 적용된 이 규제는, 현재 파리시의 11개 구역에서 전동킥보드의 속도가 10km/h로 자동 감속된다. 이는 넓은 광장이나 공공장소가 해당되는데, 한국에서 불리는 이른바 '킥라니'의 출현은 막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이 해당 구역은 앱 내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어찌보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도 사람들이 많은 광장을 지나가는 것이 불편한건 마찬가지 일지도 모르겠다.


전동킥보드 스타트업 Dott 어플리케이션 실행화면

이 법규가 급히 제정된 이유는 지난 6월 16일 불법으로 2인이 타고 주행하던 전동킥보드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를 쳐서 사망에 이르게한 사건이 발단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사고를 낸 운전자 둘은 뺑소니로 도망을 간 상태에 이용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한꺼번에 터뜨린 분위기다. 특히 지방도시들은 이렇게 빠른 이동수단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뿐더러, 자전거전용 도로와 같은 인프라가 완벽히 구현되지도, 그렇게 진행할 이유도 크게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고려하게 되기도 하였다. 파리시도 현재 운영하는 3개의 전동킥보드 회사의 계약이 마무리되는 2022년을 이후로 전면 금지에 대한 고려도 하고 있다고 전하였다.




모두가 경험하는 지금의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도시는 끊임없이 변한다. 산업구조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심지어 이동성까지 도시의 형태를 변화시키곤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경험하는 변화의 중심에서 특히 흥미롭게 본 부분은, 지자체가 규제를 엄격히 하지만 그 규제와 함께하는 도시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도시로 향하는 도시의 변화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개발을 한다는 것이 유의미하게 보였다. 예로, '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온 하늘을 나는 스케이드 보드가 발명되어 온 세상을 개인이 날아다닌다면, 정말인지 폭풍전야에 까마기가 무더기로 날아가는 영화속 장면이 상상될 것만 같다. 따라서, 지자체는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속도를 따라가는 장려와 동시에 검증하는 역할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말로는 쉽지만, 개인의 생계까지 연결된 사안이라면 더 복잡할 것이다.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왜 빨리가야하는 이유가 필요했을까? 바로 위에서 말한 생계형이 큰 이유였을 것으로 감히 예상하게되는데, 조금더 빨리 이동해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해야 빨리 다음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에 접어들며 도시가 그를 중심으로 형성된 성격과 매우 유사한 탓에, 차량 중심으로 도시도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때의 도시와 다르지 않은 장소에 우리는 살고 있지만, 엄연히 목적이 달라진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인간의 본질인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파리시가 채택한 '15분 도시'는 그런 측면에서 6가지 삶의 질이 우선으로 보장된 15분 내의 생활권을 새롭게 정의한다. '삶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회적 기능인 주거, 일, 교육, 의료, 먹거리 그리고 레저가 도보로 1km 생활반경에 위치시키는 것. 보통 역세권을 중심으로 신도심이 발전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본 '15분 도시'의 개념은 "누구나"가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도시가 고르게 발전해 있지 않는한 사회적 기능을 어디에 있건 1km내에 위치시키는게 어려운 일 일수는 있지만, 지향점을 두자는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된다면 도시의 불균형 현상을 막고 삶의 만족도가 기준이된 도시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의한 도시의 형태적 구조적 변화는 불가피하다. 집중적으로 언급한 전동킥보드에 대한 문제와 그 대비를 보며, 민관의 활발한 소통 및 예측가능한 지속성에 대한 생각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의 방법은 창의적인 시민참여형 방법이면 더더욱 좋을 것이고, 친환경 정책은 필수불가결이다.


유튜브 채널 한주의 시작, hanjour / 도시에서 자전거타기 참 좋다 / https://www.youtube.com/watch?v=xYYik9Sssxs



이동성에 대한 고민의 방향은

1. 개인이동수단의 포지셔닝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보통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지자체마다 가지고 있다. 적어도 도시기본계획을 통하여 도시의 청사진을 그리고 그에 따른 다소 보수적인 도시변화를 하곤 한다. 적어도 내가 보고 들은 자료들 속에서는 아직까지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와 같이 개인형이동수단이 중심이 된 계획이 없었다. 따라서 차와 보행자 둘로 나누고, 보행로의 일부를 자전거도로로 색칠하여 그쪽을 자전거들이 이용하게 하였다. 하지만 엄연히 성격이 다르고 신호체계가 필요한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자동차가 아닌 동력장치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나 개인이동수단에 대한 기술적인 준비가 많은 개체수를 늘려놓았지만, 정작 달릴곳도 없고 달리더라도 피해만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개인이동수단에 대한 개념을 보행자의 일부로 보아 보행로를 나눌 것이 아니라, 확실한 포지셔닝으로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이니 자동차 차로를 줄여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당장 차를 놓고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타고 싶게 만드는 환경이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2. '규제의 강화' 대신 '자율의 강화'

도로위의 규칙을 다루는 지자체에서는 자율성을 높이는 것은 그에 따르는 리스크도 함께 키우는 것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기존의 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는 사회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헬멧착용이나 도로교통 법규의 항목수를 눌리는 것 또한 이용자들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의심이 없지만,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자. 차량과 보행자들 사이에서 양쪽에게 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개인 이동수단의 수가 많아지고, 도시의 지향점이 차량이 아닌 친환경 이동성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들의 이용을 중심으로한 계획이 필요한 것 이라고 생각한다. 지자체가 직접 관여하는 개인에 대한 규제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에 스마트 도시로 가는 길목에 각 기업들에게 적절한 필터를 씌워 바른 쓰임이 되도록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는 맛집을 가고싶어하는 심리처럼, 넉넉하게 여유있는 인프라를 기대한다.


3. 성숙한 시민의식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감히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한 이유는, 아나바다 운동과 금모으기, 한일월드컵 경기후 쓰레기 줍기 등 기본적으로 도시민들이 함께 고민하며 실행하는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 운전자들에게 자전거나 개인이동수단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그런 동력장치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보행자들이 최우선 순위임을 알리도록 다양한 계층에서 인식을 고취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대로 출퇴근 평균시속이 20km/h 라는데, 서울에선 특히 속도를 내서 빨리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하는 것을 기본으로, '교통약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때 이다.


4. 도시문제를 찾는 방법의 중심은, 안티사용자 

지금까지 얘기했던 다양한 스케일의 문제들은 모두 도시에서 발생되는 것들이다. 도시에는 User-Centric, 즉 사용자중심의 디자인이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에는 반드시 활동의 주체와 피주체가 있을 것이기 때문. 따라서 전동킥보드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반드시 전동킥보드에서 답을 찾겠다는 자세보다는, 사용자와 피사용자를 분석하고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더해, 좁은 범위부터 완성도 높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미래 지향적 이동수단인 것 같아서 전면 개방하고, 위험성 많아보여서 전면 규제하고, 그래도 빨리는 가야하니깐 허용해줬다가, 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다시 결정해 뒤엎는 등의 접근으로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인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라임(Lime)이 최근 사용하고 있는 슬로건이 있다. Download to Ride(타기위해 다운로드하세요). 마치 이동장치들을 타기위해 헬멧을 쓰거나, 시동을 걸으라는 말과 같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 다운로드 하라는게 어색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왔다. GPS기반으로 앱과 연동하여 도시를 누비는 이동수단들은 더이상 '라이더(rider)'라는 개념보다는 '사용자(user)'에 더 가까워지는 듯하다. 도시를 이용하기 위하여 준비해야 할 것은, 사용자 친화적인 계획이지 운전자를 규제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시디자이너들의 몫은 아마도 그런 사용자들을 이해하고 다수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닐까?




출처

Trottinettes électriques sur les trottoirs : Castaner contrarie le plan d’Hidalgo, LeParisien, 2019년 8월 27일자 (https://www.leparisien.fr/info-paris-ile-de-france-oise/transports/trottinettes-electriques-sur-les-trottoirs-castaner-contrarie-le-plan-d-hidalgo-27-08-2019-8140311.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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