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전거 중심 도시에 대한 짧은 생각

차량중심 도시에서 벗어날 때

최근 고속터미널 인근 전기자전거 사망사고 관련 검색 캡쳐

며칠 전, 서울에서 자전거의 도로이용 문제로 인한 사망사고 기사를 접했다.

자세히는 알지 못했지만, 큰 덤프트럭이 상대적으로 작은 '전기자전거'를 보지 못했던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해했다. 해당사고와 관련된 상황에선, '자전거가 차로 분류된다는 말'이 종종 언급된다. 자전거 교통사고의 전제조건 같고, 차도를 침범하는 문제같은 "도로 위 공존" 이야기로 접근되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자전거,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개인이동수단이 늘어가는 한편, 도로의 인프라는 그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지 못하고, 심지어 그 "빠른 도로 위 변화"를 붙들며 PM을 향한 다양한 규제들이 생겨나는 상황.


"개인형 이동수단들의 천국"처럼 느껴지는 파리의 경우, 가이드라인에 겨우겨우 맞추어 계획되는 한국의 자전거노선 계획과는 달리, 최소 자전거안장 위에서 노선계획을 한 느낌마저 받는다.

파리가 자전거에 이렇게 진심인 이유는 (아마도),

(1)기후를 위한 행동으로 차량의 수를 줄이자는 목표를 세움과 동시에, (2)자전거도로의 연장 뿐만 아니라 폭도 확실하게 넓히고, (3)PM 관련 사업에 국가적 자금지원이 따르니 더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4)다시 도시는 그 기업들의 품질을 걸러내는 모양새다. (5)결국 시민들은 일정 거리는 자전거가 자동차나 대중교통보다 빠르니 이용을 늘리게 되고, (6)도시의 속도는 낮아져 시민들의 도시로의 물리적 접촉은 늘어나, 도시가 활력이 넘쳐지는 분위기가 시민들로 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용자들의 안전에 관련된 사항들은 대부분이 권고사항들로 개인의 자율적 책임에 맡기고 (필요시 높은 금액의 벌금으로 관리), 오히려 기업들에게는 모질만큼 규제하며 시민들의 중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적어도 그렇게 느껴진다) 


공용주차장의 공원화, 파클렛(parklet)의 시작이, 하루치 주차비용을 낸 한 시민운동가가 차량 한 대 크기의 임시공원을 제안했던 것처럼, 시민중심의 도시 변화는 작게 작게 파일럿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황색 "꼬깔콘"모양의 트래픽콘(traffic cone)으로 줄지어놓고 한 일주일 각종 PM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도로구간을 만들어보라. 깔끔한 도시이미지는 아니겠지만(임시라 그럴필요도 없고), 도시환경에 Low Effort로 High Impact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등포 '도로 다이어트'는 근 10년은 된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보행환경개선이 목표였지 차량이용자들의 대안은 아니었던, '틀렸다'하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자전거도로가 무조건 차량을 대체하는 개념이라 말할 수도 없지만..)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때, 폰으로 촬영한 "보행로의 일부=자전거도로" 단절의 문제들 사진이 엄청 많다. 안전하고 확실하면서 예산을 적게쓰고 욕을 덜먹는 방향의 도시변화.. 물론 좋지.. 하지만, 여러 조건들을 피하고피하고 피하다보면, 시민들의 니즈(needs)마저 빗겨나갈 수 있음은 잊지말아야 한다.


사실, 도시의 변화라는게, "와~~ 자전거도로 생겼다", "오~ 횡단보도 교통섬에 파라솔있네", "우리동네에 따릉이거치대 새로 생겼대"로 끝나지 않는 거의 '살아있는 유기체'일꺼다. 나도 도시계획 전문가는 아니라 잘 모르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술의 발전과 창의적인 시민들 덕분에, 더 나은 환경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의지가 있고, 기술이 있고, 인재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으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변화에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우리를 이끌듯, 시민들이 필요한/원하는 환경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실행가능한 계획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전동킥보드 문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