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작은 도시 카토비체와 빨간색
스타벅스 로고의 짙은 녹색은 실제로 매장에서 5%정도만 쓰이는 강조색이다. 그럼에도 ‘미역색 싸이렌’은 어쩜 그리 찰떡인지, 친근하면서도 고급스럽기까지한 아이덴티티 컬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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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가 본 뉴욕엔 옐로우캡이 복잡한 도시를 열심히 다닌다하고, 리스본엔 노랑트램이 경사를 오르고, 서울의 꽃담황토색에서 온 주황택시는 화려한 서울을 누빈다.(어쩌면 다른색 택시가 더 많아 택시를 상징한다고 보기 어렵기도한거 같은..) 파리에는 옅은 청록색과 짙은파랑이 대중교통색이 되어 그를 베이스로 지하철, 버스 등이 꾸며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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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도시의 컬러사용은, 대중교통에 국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포르투의 *azulejo*패턴에 사용된 컬러인 네이비 컬러를 사용한 도시 브랜딩, 오랫동안 시민들에게 친숙한 컬러들을 차용한 헬싱키의 저채도 원색컬러들, 유독 센느강과 큰 나무들의 색과 잘어울리는 파리의 연한카키색 등, 도시의 색을 그 아이덴티티로 자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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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도시색은 전반적으로 여느 유럽의 색과도 비슷한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많았던 높은 건물들의 커튼월과 오래전부터 쭈욱 같은 색이었을 것 같은 파스텔계열의 외장마감 건축물들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조금 멀리서 보면 어느새 극명한 두 부류의 건물들이 조화롭게(?)도 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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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빼놓을 수 없는 카토비체의 색은 빨강색. 시내 중심가 테라스에 앉아 1분에 한대씩은 지나가는 것 같은 수많은 트램과 버스들을 보자면, 오래된 역사때문인지 커-다란 움직이는 대중교통 박물관에 와있는 것 같을 정도로 모양이 제각기 다른 모습이었다. But all in Red. 유독 버스나 트램 등에 사용된 컬러가 아이코닉한 빨강을 사용하는 것이 도시의 의지나 자부심마저 느껴지고, 강렬히도 자연스러워보였다. 대부분이 광고없는 빨간 대중교통수단이었고, 일부 광고가 사용된 대중교통들은 대략 흰색즈음으로 빨간색이 저해되지 않는 수준의 컬러사용만 허가된 것 같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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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15년전 잠시 살았던 멜버른의 택시들은 같은 노란색이였지만, 트램들엔 100% 광고로 랩핑이 되어있었고, 우리나라도 대중교통수단들도 서너가지의 색을 가지고 있지만, 시강 광고를 포기하긴 어려워보이지 않은가. 다른건 모르겠고, 지하철역이나 정거장역 같은 교통정보들로부터 시선강탈하는 “폭력적인" 광고들에 종종 눈살이 찌푸려졌던 것 같다. 이곳이 성형외과역인지, 공무원학원역인지,, 주변지역을 표현하고 기억할 랜드마크들이 많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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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도시 어때요?”라는 질문에 한 마디로 전하기 어려운 것처럼 어쩌면 한 도시의 색을 한 가지로 정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동의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역사, 추구하는 방향, 도시브랜딩에 대한 철학 등에 의해 결정되거나 혹은 결정되지 않거나. 그 색이 기억되거나,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거나. 도시는 아마 꼭 붙들어놓을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큰 움직이지 않는 유기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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