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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언어의 힘 - WUF11 (4)

학생때나 사회초년생 즈음에는 이런 이벤트의 호불호를 ‘내 취향에 얼마나 부합하는 행사였는가’로 결정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 올해 별로 볼꺼 없는데?’, ‘돈아까워’, ‘내년부터 안와’, ‘올해 큰기업 몇개 안들어왔네’ 등등.. 누군가에겐 사활을 걸고 나온 이벤트를 평가하던 나는 많이 어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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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F는 20년 넘께 UN-Habitat에서 진행해온 국제행사이다. 최근 성공한 좋은 사례들을 공유하는 + 오늘의 도시를 보여주는 + 도시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장으로, 특히 급속한 도시화, 지역사회, 도시경제, 기후변화 및 정책 등의 분야 사람들이 “도시”를 주제로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 올해에는 “더 나은 도시미래를 위한 우리 도시의 변화”를 주제로 UN에서 지표로 삼고있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를 기반으로 준비되었다. 팬데믹을 거친 도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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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 방문자이자 참여자인 나의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관심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주제들과의 연관성을 찾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때 환경기자활동이 환경운동연합 봉사로 이어졌고, 물 절약하는 발명들이 환경디자인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이어져온 내 최고 관심사는, 이제 관심사에서  주체가 되어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되어버린 것 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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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강력하게 들고온 각국, 각단체들의 주제도 도시 환경오염이었다. 기후에 대한 우리의 액션은 몇 페이지의 슬라이드쇼가 아닌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기후문제가 매우 위급한 이유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팬데믹을 통하여 새로고침된 도시환경에 대한 접근 등등 도시디자이너로서 마음에 큰 파동을 주는 연설들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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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고, 들어봤던 내용도 있지만, 이렇게 잘 준비된 영감으로 가득찬 행사에서 굉장히 정제된 언어들로, 주어진 시간에, 가장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전해지는 ‘연사들의 입’은 강했다. 강한 어조의 얘기였고, 더 강력했다. 단어 하나하나 선정에 힘이 실리고, 각국에서 온 방문객들은 그들의 의견으로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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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온라인 상에서 주고받는 의견들의 무게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양적인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그게 질이 좋은건가? 그럴듯하지만 옳지않은 질적인 데이터에 사람이 모이면 그게 맞는 말이 되나? 민주주의 선거처럼, 다수결에 의해서 의견이 정해지는 것과 ‘집단지성’이 보여주는 옳고 그름을 유사하게 보아야 하나? 댓글의 가치는 ‘좋아요의 수’만이 정해줄 수 있는가? 반응하지 않는 건 부정인가? 긍정인가? 옳은가? 그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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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이 이벤트에서 연설을 하는 강연자들의 말이 모두 100점짜리 옳은말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시대의 흐름이라는 연속선상에서 ‘오늘’을 이야기 하는 강연자들의 말에는 현재 우리가 알아야할 상황에 대한 정리 + to-do list를 꽉 채워온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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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도시디자인도 과연 정답이 있을까? 다수의 의견을 반대의 의견보다 빨리/많이 모아 실행한다고 ‘땡’은 아닐텐데 그렇게 변한 도시의 변화는 다소 안타깝다. 그렇게 몇 년에서 몇 십년을 본 선택이고 더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적으로 필요한 상황과 더 많은 시민들의 요구, 정책적 플랜과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 노력이 합쳐져지고 예산이나 ‘보여주기식’이 앞서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이 다양하고 복잡한 도시를 구성하는 개체들을 오해없이, 문제없이 올바른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각을 이어주는 “포지셔닝”으로 역할을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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