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UF11 관련 포스팅 5부작의 마지막은, ‘그럼 거기서 무얼했는가’다. 4일동안 이 도시에 머물며 행사에 참여했던 이유는 프록시미티스 프레스크(Proximities Fresk)로 명명한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반년 넘게 매진했던 툴킷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런칭이라 더 의미가 있게 느껴졌다.
Fresk는 프랑스에서 Fresque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행사인데,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현재 우리시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서로 대화하며 더 나은 생각을 함께 고민하는 ‘경험형 생각도구’쯤이 되겠다. 주최에 따라서 대기오염, 이동성, 도시 등등의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만들어지는데, 내가 속한 Chaire-ETI가 소개하는 ‘근접성 프레스크’는 ‘15분도시’ 아이디어를 기본으로 “나의 일상에서 작은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간단히 4명정도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서,
0) 15분도시에 대한 이해를 하고,
1) 가상의 페르소나의 한주 일과를 함께 읽는다.
2) 그 페르소나의 활동이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서 ‘얼마나 자주’, ‘어떤 이동수단’으로 이동하는지에 따라 그 활동들을 직접 그리며 시각화하고,
3) 구조화된 형태로 만들어진 페르소나의 일상을 그룹원들과 공유한다.
4) 그 평화롭고(?) 반복적인 일상에 위협을 가하는 챌린지카드를 통해, 맞이하게된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5) 해결하기 위해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게된다. 그 아이디어의 항목은 ‘교통’, ‘디지털’, 그리고 ‘공유’. 이 3가지의 작은 생각의 변화는 완전히 다른 일상을 가지게 만들고,
6) 결국 내 주변의 근접지역을 충분히 활용하여 삶의 질이 더 나은 일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해결가능한 도시문제찾기'에 대한 툴킷의 컨셉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구상을 더하고 업그레이드해서 만든 툴. 2시간짜리 워크숍에 참여자들의 생각에 생각이 더해지고, 점점 진지해져가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일개 시민이 변화시키는 근접도시의 모습을 기대하게 되었다. 감사히도 아주멀지않은 시기에 부산시와 함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5분도시’ 부서가 만들어진 부산시청에 다음달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님의 방문전에, 사전미팅을 하러 들른 시청에서 재미난 계획들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 툴은 현재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번역되었고, 한글버전은 비밀스럽게(?) 작업하여 따로 챙겨놨다. 세계로 뻗어나아가 생각의 공유를 좋아하는 시민들의 참여형 도시개발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점점 더 많은 도시의 시민들이 “근접성”이라는 개념을 함께 고민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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