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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by 해진

바다의 물결로만

바다를 정의하지 말라

그것은 바다의

일부분일 뿐이다


바다는 늘 일렁이면서

때로는 높은 파고를 보여주며

자신을 판단해 주기를 바라지만

바닷속은 바다 자신도 모르는

보물로 가득 차 있다


속 깊은 바다는

오색 찬란한 물고기들의 놀이터이고

일렁이며 춤추는 산호들의 연회장이다


진주조개들은 눈보다 하얀 구슬들을

자신의 고통을 참아가며 품고 있고


백 년을 더 산 바다 거북이들은

바닷속을 유영하며


자신의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바닷속 생물들에게 들려준다


이제는 해변을 거닐며

촐싹대는

바다의 간지러운 이야기에만

귀 기울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오만해져서

파고를 높이는 바다에

두려움만 가질 것이 아니라


어여쁜 물고기들이

저 바닷속에서

어떻게 살며 노니는지


산호들의 파티가

얼마나 멋지고 화려한지


진주조개가 왜 아픔을 참아가며

아름다운 구슬을 품고 있는지


바다거북들이 어떤 이야기를

바닷속에 퍼뜨리고 다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지금 철 이른

해변으로 나가보자.


예쁜 소라 껍데기 하나

귀에 대고


바다 거북이 전하는

신비한 이야기

들어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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