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어요
그 말은
너무나 무거워서
나의 입술 밖으로
꺼내기가 힘들어요
그 말은
나를 지으신 신 앞에서도
내 마음 다 아실 것 같아
아직 고백하지 않은 말이었고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도
차마 겸연쩍어
하지 못한 말입니다
다만
내 두 눈으로
당신의 모습을 내 안에
담은 그 순간부터
나의 두 손이
당신의 따뜻한
손의 온기를
느낀 그날로부터
나의 가슴이
당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받아들인
바로 그때부터
당신이란 존재를
내 안으로부터
내 보낼 수
없었다는 것은
당신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