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지 말고
내 머릿속에
꼭 좀 들어가 있어 줘"
아무리 부탁해도
잡아둘 수 없는
얄미운 기억
억지로 잡아 두어도
기억이 자리 잡은 곳에는
늘 더 넓은 망각의 터가
옆에 나란히 붙어 있어
기억과 망각이
너의 통제 따위는 무시하고
좁은 통로 사이로 왔다 갔다 한다
해가 갈수록
망각은
자신의 영토를 넓혀
기억의 터 마저 잠식(蠶食)하고
결국에는 그 곳에서
주인 행세를 한다
해진이 풀어나가는 삶과 일상, 그리고 반짝이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