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느티나무: 나무높이 12m
나무둘레 6.8m
동네 길목에
당당하게 서있는
느티나무 한그루
올해 봄에도
변함없이
신록을 매달고 서있다
그는 우리에게
살아 숨 쉬는 희망의 표본이며
오래 참음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그는 사백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늙어가는 자신을 탓하지 않고
봄이 되면
온 힘으로 쥐어 짜내듯
여린 잎들을 밀어내어
우리에게 연둣빛 희망을 선사하고
한여름에는
그 무성한 잎들을
머리에 이고 종일 서서
폭염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면서도
기어코
이글거리는 태양빛을
노구(老軀)로 막아내어
우리에게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낸다
그런 그가
언제 준비했는지
가을이면
어느새
붉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노을빛을 닮은 단풍의 빛으로
우리의 삭막한 가슴을 물들인다
이렇게 우리에게
늘 주기만 하며 살아가는
느티나무가
아무도 그를 찾지 않는
겨울에 홀로
외로우면 안 되지
그는 좁은 사잇길을 옆에 두고
내려다 보이는 작은 집에서
자신을 닮은 노부부가
오손도손 살아가는 것에
수시로 눈길을 주는
소소한 재미로
내년 봄을 기다리며
긴 겨울을
또 말없이 살아간다
동네 어귀에 항상 묵묵하게 서 있는 오래 묵은 느티나무 한그루 - 오늘은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고된 사계절을 떠올리며 시 한 편 지어볼까 했지만 생각만큼 글이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아 날것 그대로 내어 놓았습니다. 브런치에서 그럴듯한 작품 하나 내놓은 적도 없이 이달 말이면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된 지 만 오 개월이 됩니다. 그래도 세월이 좀 흐르면 지금 보다는 글을 짓는 솜씨가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모르겠습니다. 늘 저의 글을 읽어 주시고, 기운 나게 하는 댓글도 달아 주시는 작가님들과 독자분들에게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해진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