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by 해진

살아가는 것을

다른 자리로 옮겨 놓지 못한다

기껏 옮겨놓아 보아야


거기서는 또 그 자리이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그 자리에 있기에

기어코 살아내야만 한다


오래되었지만 나에게는 새롭고

새롭지만 설지 않은 것들이

항상 그 자리에 나를 세워 놓는다


그들은 끝을 볼 수 없는 연속이고

끝이 보이는 끝에 섰을 때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그대로 추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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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후기


우리는 늘 어떤 일의 결말에 대해서 궁금해합니다. 궁금한 것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궁금한 것에도 욕심이 끼어들 수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미래의 어느 날에 자연스럽게 도래해야 할 결과를 너무 성급하게 알려고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욕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때로는 그 대가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눈앞에 떨어진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다 일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만약에 황금알을 낳는 닭을 가지고 계신다면 그의 뱃속에 있는 황금알에 대해 궁금해하다 끝내 그것의 배를 갈라서는 안됩니다. 롯의 아내가 두고 가야 하는 불타는 소돔과 고무라가 못내 아쉬워 뒤돌아 보았다가 소금기둥이 되어 버린 이야기가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 'Here and Now'에 집중해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Carpe Piem!


Seize the Day!


- 해진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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