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음

by 해진

깎여나간 손톱에서

초승달을 보고


쓰레기 더미 위의 잡초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아내고


시인의 발에 차이는 돌멩이에서 조차

인연을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은 시로 뒤덮인 곳이 된다


시 사냥에 나서 본다


시 사냥꾼은


구물구물

굼벵이처럼 다니다가도


글감을 잡아챌 때는

잽싼 솔개로 변한다


어느 구석 아무도 모르는 곳에

시가 될 글감이 숨어 있을지 몰라

시인은 늘 눈에 불을 켜고 다닌다


잡히기만 해 봐라

내가 너를 가만 두지 않으리라


요리조리 뜯어내어 다듬어 씻어

온갖 양념 다 넣어

정성스럽게 버무린 다음

물을 부어

보글보글 끓여내면


금방

맛있는 시 한 뚝배기

뚝딱

독자들의 상에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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