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by 해진

믿음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그 믿음 속에

나를 가두고 안주하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없다


나에게 믿음 주시는 자를 향한

문을 꼭 닫아 놓고

그 안에서

나의 믿음을 합리화하기 위해

나 자신만의 명분을 만들고


그 명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실패하고

자기 자신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라진 믿음은

주인 없는 집이 되고

황폐해져 결국에 가서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나 자신이란

주체가 사라진 곳에서는

그 어떤 믿음도 존재 불가하다


그러므로

믿음 안에 주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믿음은 늘 채워져야 하는 것이고

믿고 있는 중이라는

현재 진행형이 되지 않으면

그 믿음은 점점 줄어들어

끝내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믿음의 주체는 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믿음을 주시는 자를 향하여

문을 활짝 열고

늘 깨어 있지 않으면


나의 믿음 그 자체가

결국 신의 자리를 대신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니

있어도 없는 믿음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믿음 주시는 자를 향한

나의 믿음의 문이

활짝 열려 있기를 기원하며

나의 연약한 믿음에

믿음을 더해 주시는 자를 향하여

살며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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