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하던 두 다리는 꺾이어
네발짐승이 되고
두 눈의 빛은
길손 드문 산길의
깜빡이는 외로운 가로등처럼
희미해져 가고 있다
뉘라서 이렇게 되고 싶었을까
그러나
네발로 걷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두발을 땅에 디딜 수 없다면
앉거나 누워야 한다
앉아 있는 것도 버거워지면
저절로
몸이 미끄러져
바닥과 붙어버린다
이제 그대의 세상은
겨우 발 뻗고 누운
직사각형의 좁은 바닥
이곳이 다이다
그래도 다행인가
아직은
천장에 붙은 빛이
외로운 그대를
지켜보고 있으니
이빛마저
사라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는가
작가의 후기
혹시 이 글을 보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까 봐 저의 후기를 덧붙입니다. 저는 몸이 아파서 침상에서만 생활하시는 분들이나 휠체어를 타야만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을 비하해서 이 글을 올린 것이 아닙니다. 저의 남편의 병이 중하여 누워있는 시간이 많고 우리 인간은 다른 세상으로 갈 때는 모두 이런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저의 상상을 보태어서 쓴 글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조차도 "기도해야 하나, 기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약한 믿음을 가진 제 자신을 추스르는 글이기도 합니다.
본의는 아니지만 어떤 분에게 이 글이 상처가 되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이글이 마지막이 되어 구독자 취소를 하신 분이 한분 계신 것 같은데, 그냥 저의 짐작입니다, 저는 전혀 그분이 생각한 그런 의도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니 굳이 이글을 거두지는 않겠습니다. 그저 인간의 종말은 누구나 다 비슷할 거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제 시를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제가 좀 무거운 시였기는 합니다만 제가 적절하게 잘 풀어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자라는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구독자 분들에게 해진이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