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파티장에 늦게까지 머물면 안 된다

워런 버핏과 신데렐라

1. 신데렐라 이야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낙화 中 , 이형기-



가야 할 때를 아는 건 중요하다.

현자들은 이에 대한 명언들을 남겼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표현도 있고, 사자성어로 ‘낄끼빠빠’도 있다. 모두 미련 때문에 질척거리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교훈이다.



신데렐라 뒷모습은 아름답다.

체력이 남아도는 나이에도 아침 해를 볼 때까지 놀지 않았다. 한창 재밌을 12시에 사라졌다. 종이 치면 칼 같이 무도회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12시는 마법이 풀리는 시간이었다. 드레스와 마부와 마차는 사라지고, 모든 게 호박과 쥐와 낡은 옷으로 바뀐다. 가야할 때를 알고 사라지는 건 좋은 전략이었다. 숙취도, 기억 안 나는 영수증도 없었다. 그리고 왕자에게 여운을 남겼다.






2. 워렌 버핏의 신데렐라 조언


jtw4009_Colored_Pencil_Portrait_Warren_Buffett_--v_6.1_4387dc36-4308-43b3-aa19-5ce5b84dd57b (1).png '적당히 놀아라'_워렌 버핏


워런버핏이 ‘신데렐라’를 인용한 적이 있었다.

때는 2000년, 주주 서한에 이렇게 썼다. “The line separating investment and speculation, which is never bright and clear, becomes blurred still further when most market participants have recently enjoyed triumphs. Nothing sedates rationality like large doses of effortless money. After a heady experience of that kind, normally sensible people drift into behavior akin to that of Cinderella at the ball. They know that overstaying the festivities - that is, continuing to speculate in companies that have gigantic valuations relative to the cash they are likely to generate in the future - will eventually bring on pumpkins and mice. But they nevertheless hate to miss a single minute of what is one helluva party. Therefore, the giddy participants all plan to leave just seconds before midnight. There’s a problem, though: They are dancing in a room in which the clocks have no hands.”



요약하면,

최근 투자자들이 큰돈을 쉽게 벌었다. 그러자 이성을 잃은 투자자들은 파티를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12시 자정 몇 초 전까지.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그들이 시계가 없는 무도회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시계도, 이성도 없이 놀다가는 마법이 풀리고 호박과 쥐만 남게 되니 조심해야한다.





jtw4009_Cartoon_Cinderella_dancing_at_the_ball_--v_6.1_91a924c5-e13b-4fbd-9e83-a95c38a78de8.png




적당히 놀아야 한다.

미국 재무부와 바이든은 마법을 부렸다. 대선을 앞두고 다들 취한 분위기다. 가야 할 때를 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박수 칠 때 떠나야 한다. 빠져야 할 때는 빠져야 한다. 과거의 마법이 또 다른 마법을 약속하지 않는다. 시계는 없다. 시장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재미를 좀 봤으면 욕심을 줄이고 현금을 가지고 슬슬 빠져나가야 한다. 늦으면 겨우 얻어낸 것들이 사라지고 호박과 쥐만 남게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자? 문제는 '기술혁신'이야,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