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제 올드스 Olds Mar 29. 2023

9월 하락 <2021.9.21>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매일 경제와 시장을 관찰한 결과 점점 인플레이션이 강해지고, 코인이 오르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계속 그렸다. 완벽했다. 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다 끌어당겼다. 그 돈으로 이더리움을 매입했다. 정말 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느꼈다. 하락을 처맞기 전까지는.     



     

9월에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다.

첫째, 헝다 디폴트(부도) 문제. 둘째, 기관들의 9월(미국 기준 4분기) 매도. 셋째, 미국 디폴트(부도) 경고. 공포는 가격으로 반영됐고 꿈은 냉정한 결말을 향해 미끄러져 갔다.        



        

출처: 업비트




첫 번째 큰 펀치 –7%, 두 번째 큰 펀치 –8%.

자비도, 목적도 없이 흘러내린 차트. -20%가 된 전 재산. 그렇게 설레발이 끝났다. 내리꽂은 차트가 세상을 만만하게 본 나에게 내려진 철퇴처럼 느껴졌다. 패배감이 압도했고 큰돈을 잃는 건 정말 끝내주게 괴롭다는 걸 느꼈다. 그제야 투자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팔고 싶었다. 

재빠른 쥐새끼처럼 도망가고 싶었다. 더러워서 피하나? 무서워서 피하지. 하지만 그 많은 돈을 쓰레기통에 버릴 배짱도 없었다. 결국 내가 들은 희망적인 정보로 나를 위로하고, 자위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버틸 수밖에. 내가 기댈 곳은 심한 긍정과 자기도취뿐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 부도' 정치쇼 <2021~202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