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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02. 2019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나는 해마다 100권의 독서 목표를 세운다. 가끔 달성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해마다 100권의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독서에서 멀어지는 나를 경계하기 위함이다.
흔히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독서는 과거 경험을 무기 삼아 살려는 인간의 속성을 깨뜨려 현실을 보게 하고 미래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명절이면 가족들과 편안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어지러운 나라 꼴 덕에 아마 그러지 못한 가족이 많으리라. 특히 어른들과 시국 얘기하다 보면 답답함에 속에서 천불이 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어른이 왜 저런 생각에 갇혀 있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어른들을 공경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지난 힘든 시절을 온몸으로 견뎌 낸 것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있다. 어른들은 그 존경과 존중을 그냥 받아 들이면 된다. 허나 그 존경과 존중을 바탕으로 과거 경험을 무기 삼아 직접 세상을 이끌려고 하는 것은 문제다. 이것이 세대갈등의 시발이며 미래세대에게는 큰 불행의 씨앗이다. 과거의 경험은 미래를 위한 참고사항이지 미래를 이끌 핵심 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려면 제발 과거 경험 속에 빠져 미래를 이끌려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너희들이 뭘 알아?'
맞는 말이다. '너희들'은 20~30년 전 경험을 모른다. 하지만 20~30년 후 미래는 그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보다 훨씬 잘 알 수 있음을 어른들은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이 시대는 어른 같은 어른을 찾아보기 힘든 지 오래다. 시내에 나가보면 벌써 몇 년째 군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시위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감옥에서도 아직까지 자기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이 모든 게 음모라고 뻔뻔하게 우겨대는 그녀를 위해 이 추운 날 광장에 나가 태극기 흔드는 그런 어른은 죽어도 되기 싫다. 지천명을 넘은 나이, 나도 어느새 어른 쪽으로 가는 나이다. 나는 살아온 시간과 겪어온 경험에 의지하지 않는 현명한 노인이 되고 싶다.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다.

이 세상은 노인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 코언 형제가 영화로 말하지 않았는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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