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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르 Jan 29. 2019

오늘의 반복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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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커피는 콜롬비아 수프리모로 하자. 묵직한 바디감과 고소한 아몬드향이 어우러져 고단한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받쳐줄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의 외투는 체크자켓으로 하자.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게 반복되는 가로와 세로의 줄들 사이에 내 진심도 살짝은 무심한 듯 끼워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신발은 끈이 있고 조금은 무거운 굽이 있는 워커로 하자. 발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가야하는 방향이 헷갈릴 때마다 신발끈을 동여매는 척, 무거운 굽을 들어올리며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오늘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나를 지탱하고, 매일 조곤히 말 걸어오는 너의 존재로 인해, 매일 작아지는 내가,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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