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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매일 일기를 썼다. 아무런 일이 없어도, 아무런 일이 없는대로 글을 썼다. 오히려 아무런 일도 없는 날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오늘은 무엇을 써야하는 지 한참동안 생각을 해야하는 경우가 더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는 매일매일 S를 떠올렸다.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을 S는 가만히 있는 방법을 몰랐다. 만들고, 정리하고, 읽고, 써냈다. S의 하루는 몹시 바빴다. 그러다 S는 10년만에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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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매일 아무일도 없었지만 매일 마음의 끝부분까지 침잠했다. 그럴때마다 S의 조언을 떠올렸다. 방황하고있는 S에게 힘들면 힘든대로 S본인의 삶 자체이지, 방황따위는 없다고 정의해주었다. 길에서 우연히 주운 동전 하나를 주머니에 넣었을 뿐인데, S는 그의 삶을 인정하게 되었고, 당분간은 부정의 세포분열을 멈출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