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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은 가끔 너무 많이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도 돌아가도 닿지 않을 때도 있다. 간다고해서 너에게 닿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돌아간다. 조각난 나를 주우며, 다가가기도 하고, 조각내며 기어가기도 하고, 그 조각을 찾기 위해 땅만 보면서 걷기도 한다. 땅 속에는 내가 없고, 내가 없음으로 인해 네가 평화롭다. 조각들은 산산히 흩어져 각자의 자리를 찾아 갔으며, 가끔 너무 멀리 간 조각은 괴로워했다. 모든 것은 결국 다 나의 조각들이지, 너에게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