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난 글이지만, 서랍에 있어서 올려요.)
4월 3일, 2019년.
이태원에 오랜만에 갔어요.
출산 전엔 꽤 자주 놀러가는 편이었는데, 아기를 낳고 나니 도저히 이태원까지 시간을 내기 어렵더라구요. 어쩌면 클래스를 핑계로 오랜만에 이태원에 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왈이의 공간은 구석구석 너무나 예쁜 공간이어서 보자마자 반해버렸어요. 크기는 크지 않지만 주인장분의 세심한 배려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더군요. 덕분에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워크샵, 그리고 미술치료의 다른 주제 워크샵에도 적극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새로 알게 된 점 (인지적/신체적/정서적)
인지적
- 어렸을 때에 대한 기억을 대부분 알고 있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줄만 알았는데, 제 3자에게 털어놓으면서 아팠던 기억들이 그대로 눈물로 흐르는 것을 보고 스스로도 좀 놀랐습니다.
- 아기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에게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라고 했을 때 트라우마나 좋지 않은 기억부터 떠오르지 않게 최대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라는 존재를 떠올렸을 때, '나를 무슨상황에서든 믿어주는 사람' 이라고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제가 명상에서 본 것은 '믿음' 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뿐 아니라,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저는 믿음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진짜 믿어본 적도, 믿음을 받은 적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제 불안감과 의심들이 이것이 원인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신체적
- 어렸을 때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릴 때 숨이 막히거나 뾰족하고 답답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얘기하다가 갑자기 눈물도 났어요. 복받쳐서 우는 울음이었지만, 같이 계신 분들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눈물 흘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정서적
- 제 어렸을 적은 '질책', '비난', '꾸중', '비판' 등의 단어가 지배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한번 믿어주고 사랑을 주기 시작하면 그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몰입하고 집착하는 경향도 생겼습니다.
- 아무도 저에게 너를 믿는다. 네가 무엇을 하던지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너는 그대로 좋고, 그대로의 존재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하고, 그래서 나는 너를 조건없이 사랑한다, 조건없이 믿는다. 그렇게 말해주었을 때 내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고마움을 느끼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받는다,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저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았던 점
- (비록 길지는 않았지만) 명상에 돌입할 때에는 명상의 집중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치료사분의 코멘트(가이드 멘트)와 함께 진행해주시니 명상 몰입도가 높아져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중요한 가치를 명상을 통해서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집단 상담? 같은 느낌은 처음이었는데 처음뵌 분들이었지만 함께 마음의 상처를 공유하고, 상처를 치유받는데에 있어서 큰 위안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같이 하니 마음이 더 따듯해지고 공감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
- 어린시절 뿐 아니라 원하는 시기(신입사원 시절, 첫 사랑 등등) 돌아가서 혹은 미래에 대한 것들? 아니면 특정 사람에 대한 마음을 알아보는 등등? 무의식의 마음을 그리고, 다양한 주제로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계속 열렸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