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투고
여름 동안 온 힘과 마음을 쏟아 만든 그림책 원고와 포트폴리오를 드디어 이번 주부터 투고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 넣어야지 넣어야지 했는데,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정비하는 데에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이제야 시작했다.
출판사에서 일해봤기 때문에, 투고로 출간이 성사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란 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신진 작가가 책을 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밖에 없다. 공모전에 투고하거나, 일반 투고를 하거나, 아니면 출판사로부터 선제의를 받거나.
신진작가에게 먼저 제의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바늘구멍 같은 기회의 문일지라도 투고를 하기 시작했다. 공모전이 열려있다면 공모 형식으로 투고하지만, 공모전 자체가 없는 출판사가 더 많기 때문에 일반 투고가 대부분이다.
아쉽게도 출판사에 있던 이력도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이, 내가 있던 분야는 그림이 없는 성인책 분야기 때문에 정작 투고하는 그림책 출판계에는 알고 있는 현직 편집자가 단 한 명도 없다. 한 명이라도 안다면, 원고를 일대일로 보여주고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도 얻을 수 있을 텐데. 읽을지 안 읽을지도 모르는 메일을 계속 쓰고 있으려니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출판계에 있다 보니 어떤 출판사가 내 그림책의 결과 맞을지 일반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책은 무조건 좋은 출판사에서 내는 것보다는, 자신과 결이 맞는 출판사에서 작품세계를 이해해줄 수 있는 편집자를 만나 내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 출간만큼이나 원하는 것이 바로 나의 작품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 편집자와 출판사를 만나는 것이다.
언제 이뤄질 수 있는 꿈일지, 이뤄질 수는 있는 꿈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목표는 그런 출판사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100군데 투고하기다. 불투명함 투성이지만 어렵다고 포기는 말기로 했다.
인스타그램: @byjea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