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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청 Sep 27. 2020

개인적으로 아는 돌고래가 있었으면 좋겠어

나의 버킷 리스트

Pages from my sketchbook (2020), 진청


내가 티비에서 본 가장 동화같은 영상은 제주도의 한 해녀와 돌고래의 특별한 우정을 다룬 영상이었다. 아쉽게도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상의 내용과 분위기만큼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마치 어린왕자와 여우가 시간을 정해두고 만나는 것처럼, 해녀가 물질을 하러 입수할 시간이 되면 거짓말처럼 어디선가 돌고래가 해녀가 물질하는 장소로 찾아왔다.


그렇게 해녀와 돌고래는 만나면 서로를 얼마간 반가워하며 함께 바다를 춤추듯이 수영한다. 하루이틀의 우연이 아니라, 그 돌고래는 의도적으로 해녀를 만나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해녀를 찾아오는 것이었다.


함께 물질하러 들어간 여러 해녀들 중에서도, 돌고래는 그 해녀를 똑똑히 알아보았고, 해녀도 그 돌고래를 다른 돌고래들로부터 구별했다. 생물종과 사는 영역을 초월한 인간과 돌고래의 특별한 우정이었다.


이전에 올렸던 글 '돌고래를 좋아하는 너에게'에서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내게 돌고래는 특별한 동물이다. 그렇지만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야생의 돌고래를 만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100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공유하는 영상을 봤다. 오로라 보기, 내 집 장만, 스카이다이빙 등 사람의 수만큼 버킷리스트도 다양했다. 영상을 보고 내 버킷리스트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죽기 전에 개인적으로 아는 돌고래가 생겼으면 좋겠다. 도시를 떠나 바닷가 마을에 살면서, 수영을 제대로 배우거나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서 바다에 사는 자유로운 야생돌고래들 사이에서 함께 수영해보고 싶다.


지금은 말 그대로 꿈만 같은 이야기고, 실현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게 살면서 바다에서 내가 만난 돌고래 그림들을 그리며 살고 싶다.


혹시 알까, 내게도 함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돌고래가 생길지.




인스타그램: @byjeanc

웹사이트: https://www.artbyjea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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