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 Aug 05. 2020

소소한 일상

20.8.5

 우리 부부는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을 땐 바로 보지 않고 드라마가 종영이 된 후 전편을 다 받아서 보고 싶은 만큼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씩 보는데,  이것이 우리 부부가 함께 하는 유일한 취미생활이자 소소한 낙이다.       


어젯밤 아이를 재우고 새로 시작한 슬기로운 감생활을 십 분만 더 십 분만 더를 외치며 오늘 새벽 세시가 다 되도록 보고 말았다. ㅠ.ㅠ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거의 하루 종일 붙어서 놀아줘를 외치는 열 살짜리 외동아들과의 낮시간이, 비몽사몽 잠에 취해 아들에게 짜증을 내면 어쩌나 슬슬 걱정이 되면서도 주인공의 좋은 몸에 비해 조금 모자란듯한 행동과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침 9시, 커피를 진하게 내리고 반쯤 감긴 눈으로 진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온라인 학습을 켜고 자리에 앉은 아들을 멀뚱하게 바라보다 오늘 할 일을 대충 머리에 그렸다.     


어제 주문해놓은 오아**에서 배송이 왔다.

아이가 좋아하는 체리, 방울토마토, 메론과 오늘 하루 우리의 식탁을 책임져줄 콩나물, 대파, 오이, 삼겹살, 깻잎, 우유 등


정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에게 줄 과일을 닦다가 내 눈앞에 펼쳐진 아기자기한 세상에 눈이 반짝 떠졌다.      


과일 마을에 놀러 온 별들.....

어쩜 지구와도 닮아 보이는 이 모습에 싱그러운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은 나만의 것일까?

별들의 깔깔 거림이 들리는듯하다^^

순간 흐물텅 거리는 내몸이 의식을 소환한다. 오늘 하루도 잘 지내보자!!

그래도 오늘 밤이 빨리 오길. 슬기로운 감생활이 눈에 아른거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