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시겠습니까?
일상생활에서 매번 반복하는 일들도 한 번씩 내 행동이, 내 말이, 조금은 넘칠 것 같고, 또 조금은 부족한 것 같은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아는 사람의 집들이에 얼마 짜리 선물을 해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을지. (물론 친한 친구의 집들이라면 마음이 가는 만큼 해야 하는 게 맞겠지요)
아는 사람의 결혼 축의금으로 얼마가 적정선인지. 하는 것도 그렇고요.
선생님들께 드릴 선물의 가격은 어떨까요?
집안 인테리어를 결정하고 점점 높아가는 내 눈을 나무라며 정하는 적정선은요.
우연히 지나다 마주친 얼굴만 몇 번봤지, 말은 한 번도 안 건네본 사람과의 인사는요.
괜히 먼저 인사했다가 ‘저 사람 뭐지? 내가 아는 사람인가’ 하는 느낌을 받는 다면 저는 좀 겸연쩍거든요.
말은 또 어떨까요.
힘들어하는 친구 앞에서 위로한답시고 한마디를 더 하는 게 맞는지,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이는 게 맞는지.
관계 속에서 “그 사람은 어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아는 대로 말하는 게 맞는지, 어느 선을 지켜가며 말하는 게 맞는지.
아이 선생님과의 대화 끝에 “우리 아이 잘 부탁드립니다.”를 했어야 했는지.
아이를 훈육할 때, 아이가 잘 못한 딱 그만큼만을 말할 수 있는지.
그 적정선을 지키는 게 저는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 모든 적정선이 맥주 500을 따는 것처럼 가벼웠으면 하는 생각 해봅니다. 모자라면 따고 남으면 버리고 넘치면 시원하게 마셔버리면 그만 이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