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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ug 05. 2020

관계를 끊었다.

혼자 갈래요

관계를 끊었다.      


넓지 않은 관계 중.

어쩌면 꼭 필요하다 느꼈던 사람이었다.      


단 한 번도 욕심 내 본 적 없던 내 삶을,

마흔이 넘어 처음으로

내 삶에 욕심이란 걸 부려 보고 싶어 졌다.      


그때 꼭 필요한 사람......

찾아다녔다. 그러다 만났고. 배우고 싶었다.

돈을 내면서라.      


그리고 모든 걸 털어놨다.

내 안에서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꺼낼 수 없었던

내 모든 현재와 과거까지도.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아주 작은 먼지 한 톨 까지도.     


그 사람은 잘했다며,

함께 해보자며 나와 같은 의지를 내게 보여줬다.      


나의 온도는 그렇게 끓고 있었다.

나는 두렵지만 시동을 걸고,

내 생애 처음으로 140킬로의 속도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그 사람은 앉아 있길 원했다.      


약속을 했다.

내게 남겨진 숙제들을.

그 답을 함께 찾아 주겠다고.     


그렇지만 그 사람은 앉아있었고.

나는 달렸다.

그 사람은 차가웠고

나는 뜨거웠다.      


그리고 오늘 관계를 끊었다.      


그 사람의 온도가 나를 식힐 것만 같아서.

내가 처음으로 부린 내 삶에 대한

욕심이 다 녹아 없어질 것만 같아서.     


나는 두렵지만 여전히 140킬로로 달린다.

어차피 이건 처음부터 내게 주어진 내 삶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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