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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ug 15. 2020

마음 빨래

계속되는 장마로 날이 습한 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미뤄뒀던 빨래를 돌렸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미뤄뒀던 내 마음을 돌렸다.


세탁기 래가 다 돌아가고

탁탁 얼굴에 구김도 털어내고,

탁탁 마음에 붙어있던 먼지도 털어내고,

탁탁 온몸에 달라붙은 근심도 털어내고,

온 마음 뽀송하길 기대하며

건조대에 가지런히 몸을 눕혀놔도


나도 모르게 먹어버린 습기처럼

털어내려도 털어낼 수 없는 습기처럼

꿉꿉함은 씻겨지지 않는 시큼한 냄새를 품고

차라리 장마 질 땐 내 마음 빨지 말았을걸


마음을 빨아내 할  때가  따로 있다는 걸

검은 장마는 알고 있는 듯

눅눅한 몸 누인 그대로

햇살이 다시 들길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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