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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ug 27. 2020

아들의 일기 #6

20.8.10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제목 :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오늘따라 포도가 맛있다. 숙제가 하기 싫어서 그런가? 


"엄마 내가 설거지할게."


"아니! 됐어! 하지 마! 너 숙제나 해!"


아~ 나한테 언젠간 이런 일이 올 줄 알았다. 근데 그 일이 지금 이 순간 정확히 9시 25분에 일어났다! 오 이런!

그럴 순 없어!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안내 말씀드립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10시부터 10분 간 소등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너무 기쁘다! 소등 시간 동안 몰래 안방에 가서 자는 시늉을 할 것이다! 


오~하느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클래스가 시작되고, 아이나 저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 수업시간도 잘 지키고 하루하루 해야 할 일들도 잘해가며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그마저도 방학이 되며 우르르 무너져 내렸네요.


아이들이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게 생각보다 많은 훈련이 필요했더라고요. 그게 등교 때는 자연스레 훈련이 되었었는데 집이 자유로운 아이는 수시로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었고  낮엔 실컷 놀다가 밤이 돼서야 숙제를 꺼내 드는 일이 잦아지더라고요 ㅠㅠ


처음엔 저도 잠이 중요하단 이유로 숙제를 계속 빼주었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결단을 내려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날도 저녁 아홉 시가 넘어서야 숙제를 붙들고 씨름을 시작한 아들은 아파트의 소등 방송에 야무진  꿈을 꾸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엄마는 아들의 엉덩이를 의자에 꾹 눌러 앉히고 아들은 결국 숙제를 다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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