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그게 고양이였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둠 속에서 가녀린 빛을 그러모아
빛보다도 더 빛나던 그 눈망울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쫑긋 세운 귀와
긴장으로 빳빳해진 꼬리를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숨겼으되 완전히 숨길 수는 없던
그 발톱을 언뜻 본 것도,
어둡던 골목보다 더 어둡던 그것이
어쩌면 고양이였던 것도 같지만
또 어쩌면 늙은
도시의 뒷골목이 깜빡 잠들어 꾼
꿈의 한 자락이었던 것도 같고.
∙
Croatia,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