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yJoYo Sep 21. 2022

013 뭐라고요, 그게 고양이였다고요?


뭐라고요,

그게 고양이였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둠 속에서 가녀린 빛을 그러모아

빛보다도 더 빛나던 그 눈망울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쫑긋 세운 귀와

긴장으로 빳빳해진 꼬리를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숨겼으되 완전히 숨길 수는 없던

그 발톱을 언뜻 본 것도,

어둡던 골목보다 더 어둡던 그것이

어쩌면 고양이였던 것도 같지만


또 어쩌면 늙은

도시의 뒷골목이 깜빡 잠들어 꾼

꿈의 한 자락이었던 것도 같고.

Croatia, 2007


매거진의 이전글 012 우리는 늘 무언가를 보고 있지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