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알게 되는가? 전환 학습에 대해.

갑상선암 수술을 통해 배운 것

by 비타민들레


여러분, '삶의 준거'라는 표현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



저는 '전환 학습' 이론을 살피며

'준거'라는 단어의 의미도 되새기고,

'내 삶의 준거'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환 학습을 매우 간단히 설명하면,

'스스로의 경험'에 대한 의미를 찾는 학습 과정인데요.


당연하게 여기던 내 신념 또는 관점이

어떤 터닝 포인트(전환점)를 계기로

잠깐 멈추어 서서

심각하게 고민해 보게 되고

의문을 갖게 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작을 통해, 내 삶의 준거는

더 정서적으로 수용적이게 되며

내가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한 더 진실된

명분과 견해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내용과는 상관 없지만, 수업 시작 전 찰칵!(2025년 4월 30일)


교재에 나온 예시는,

시한부의 삶을 알게 된 것, 출산과 육아,

복권 당첨,

무차별한 폭력에 휩싸이는 것 등이 있는데


실은 이 '전환점'이라는 건 매우 개인적인 영역이라

여기에 담기지 못한 예시가 수 만 개는 더 있을 거예요!



난 언제 이 전환 학습을 경험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니,

과거 암수술의 경험이 떠올랐어요.



27살 때의 회사 건강 검진,

그것도 선택 진료로 처음 받아본 갑상선 초음파 검진에서

갑작스러운 암 판정을 받고, 굉장히 당황했었는데요.



'내가 왜?'라고 물어볼 새도 없이,

수술 일정을 잡고, 회사 휴직계를 내고 인수인계를 챙기며

그렇게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니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현타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온갖 불만, 두려움, 걱정에 사로잡히며

내가 왜 '암'에 걸렸지 하며 온갖 질문을 마주합니다.



- 유학 시절, 몸을 안 돌봤나?

- 회사 생활 하며, 너무 쓸데없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 수술하다 성대 다쳐서, 목소리가 바뀌면 어떡하지?

- 수술 부작용으로, 살이 많이 찌면 어떡하지?

- 전신 마취 이슈 없겠지?


등등이요. ㅎㅎ



그리고 수술 당일도,

오감으로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수술 대기까지 배고프고 목말랐던 것,

수술방으로 이동하며 느낀 오한,


높고 좁은 크기의 수술 침대로 제가 스스로 올라간 것,

마취 직전, 집도의 선생님의 따뜻한 말,

수술이 끝난 직후 정신이 들었을 때 든 생각 등 말이에요!


수술 이후에도

할 때마다 너무 아파서, 찔끔 눈물을 흘리며 다닌 3년 간의 수술 흉터 레이저 치료와

5년 간의 외래 진료를 다니며 또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반쪽자리 갑상선으로도

건강히 잘 지내고 있는데요.


이 경험을 전환 학습의

과정 성찰로 바라보자면

'건강의 의미'를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의 중요성과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저는 '건강'이 왜 진짜 중요한지,

제 경험에 빗대어 강력히 어필할 수 있게 되었죠!



'내 건강을 잃는 순간,

그건 나만의 이슈가 아니게 된다.'라는

현장을 겪었거든요.



이 경험을 하기 전엔

'일을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주제에 기준과 방향성 없이

그저 '일잘러'가 되고 싶어 했던 어린 마음만 있었던 것 같아요.



'일'에서의 인정과 주변의 말 몇 마디에,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쭈구리 사회초년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ㅎ



그런데, 이렇게 수술을 받게 되니

일을 잘하든 못하든, 회사를 다니든 말든, 돈을 벌든 안 벌든

난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

너무나 소중한 딸이자 언니라는 것을 알고

존재 자체만으로, 괜찮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인식했습니다.



스스로의 에너지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채

정신력과 기력으로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살았던 매일이 좀 짠하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힘들었을 때

주변에서 힘이 된 존재나 말들을 되새기며

그저 '삶'에 있어선,

그때그때 순간에 집중하고

사람과 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게

멋진 어른인 것 같다는 가치관도

이때부터 좀 생긴 것 같아요.



주변 사람에게 인사 잘하고,

말도 예쁘고 곱게 하고 싶고,

아무리 내가 바빠도 옆 사람 안부도 챙기고

내가 힘들 땐 나도 좀 돌봐주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제 삶의 지향점,

즉 저의 준거가 더 개방적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죠!


내가 어떤 일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사람인지 아는 게,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



푸르렀던 2025년 4월 말과 5월 초


오늘도 학업 보고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비타민들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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