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Intro

리셋 안된다고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by Kaelyn H

'아... 나, 사랑받고 싶었구나.'

이건 그저 스쳐보낼 상념 중 하나가 아니라, 어느 때보다 더욱 분명한 자각이었습니다.

이제 나를 서서히 바꿀지 모를.


폭염이 가실 줄 모르는 7월의 어느 한 낮, 피부과 대기실.

누군가 내 이름을 어서 불러주길 바라는 조급함을 겨우 감춘 무심한 얼굴을 한 저는,

대기실 구석 스크린 속 홍보 영상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렇구나, 아니, 그랬구나!


'산다는 건 원래 힘든 거다'라는 판에 박힌 말을, 위로라 착각하고 서로 나누는 것조차 귀찮아진 요즘.

특히 나를 둘러싼 일과 사람에 관심을 갖지 않고, AI보다 더 기계적이고 영혼 없이 내 삶을 마주하던 중,

답답했던 마음 한 켠이 스르륵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희망이 조금 보였달까요.


갑자기 마음을 두드린 그 철지난 영상 속에는 꽤 비슷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마음껏 웃는 사람들.

동물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웃음과 미소는 연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서로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야말로 일하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는 사실과 함께.


아마도 제가 원했던 것은 '인정'이라는 형태의 사랑이었을 겁니다. 단언컨대 직책이나 직위랑은 다릅니다. 그보다 훨씬 본질적 의미에서 서로에의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순수한 지지라고 하겠습니다. 수년간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방치한 나 자신에게 정말 화가 나더군요. 결국 대부분 제 탓일테니까요.


이제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먹던 모든 몹쓸 것들에서 벗어나 더욱 나아지는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정해진 방법도, 지름길도 없을 겁니다. 충돌을 두려워하지 말고 맞닥뜨린 문제를 최대한 열심히 풀려는 태도 말고는. 그러는 동안 노하우는 좀 쌓이겠군요.

충분히 사랑하고, 더없이 사랑받는 미래의 저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