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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와레몬나무 Jan 24. 2021

그대 아는가! 라인 강 흐르는 곳을.

라인 강의 사계

  

유럽지도를 열십자(十)로 접으면 한가운데에 독일이 있다.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를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덴마크 등 9개국이 독일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 가운데 프랑크푸르트가 있다.   




라인강은 북해로 흐른다.




프랑스의 센(Seine), 영국의 템즈(Thames)처럼 나라마다 이름난 강은 그 나라의 수도를 관류하지만 라인 강은 알프스에서 발원하여 마인츠(Mainz)까지 약 300km를 흐른다.




화물선은 규칙적인 간격으로 다닌다.




 나는 보덴 호수(Boden See)에서 독일 라인 강의 시원(始原)을 보았다. 호수라기보다 태평양 같은 바다였다. 어마어마한 물줄기는 그곳에서 독일, 리히텐슈타인, 프랑스 그리고 네덜란드로 갈라진다. 독일을 지나는 부분이 가장 길기 때문에 라인 강은 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콘스탄츠 보덴 호, 멀리  임페리아(Imperia)가 보인다.




상징은 영광과 희생이 적절하게 섞여 있을 때 빛을 발하고 의미가 있다. 6 세기 경, 로마군이 라인 강 동부를 넘어왔을 때, 헤르만(Hermann)은 로마군을 물리치고 라인 강을 지켰다. 그렇지만 19 세기에는 프랑스에서 올라온 나폴레옹 군대에게 무너져 “라인 동맹”으로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였다.


 



라인 강변의 유람선은 사람은 물론 탈것을 운반한다.




나폴레옹이 비록 라인 강은 넘을 수 있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이렌(Siren)까지 범하지 못했다. 사이렌은 독일 민족이 버틸 수 있는 정기였다.









 그림(Grimm) 형제는 민담과 동화를 모아 “하나의 언어”를 쓰는 “같은 민족”으로 결속하고, 슈베르트(Schubert)와 뮐러(Muller)는 <겨울 나그네>를 만들어 조국을 잃은 헛헛한 마음을 노래로 달래 주었다.   




라인강이 지나는 곳은 이름 난 관광지가 많다.




이제 라인 강은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라인 강 중상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라인 부르겐 베크(Rhein Brugen Weg)와 라인 스타이그(Rhein Steig)와 같은 하이킹 코스가 있다.   


   



포도 밭의 가을




나는 버킷 리스트를 버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편과 함께 라인 강변을 걸었다. 야생화가 만발한 봄, 포도 알이 싱그러운 여름, 황금빛 물결이 너울대는 들판과 눈꽃이 만발한 나목을 보았다.  





Filsen을 휘감아 도는 라인 강



계절이 아무리 변해도 라인 강은 변함없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멀고 먼 시원으로부터 700 리(里)를 흐르는 동안 겪었을 낙하의 아픔과 무수한 만남과 헤어짐을 내색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고 모를까.

    

  






물은 낙하할수록 더 깊고 고요하며, 지류와 헤어질수록 더 풍요롭다. 제 물결을 바위에 부딪쳐 허연 거품을 토할지라도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나는 라인 강 하이킹을 하면서 작은 것 하나에 기뻐하고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아직도 걸어야 할 길이 아득하게 많고, 멀 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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