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유방암 환자로의 삶(1)-수술대위의 나

by Mimi

2020년 12월 3일, 내 46번째 생일이었다.
아침 일찍 수술실로 향했다.
수술 모자를 쓰고 휠체어에 앉은 지 5분도 안 돼
차가운 수술대 위에 눕게 되었다.

팔과 발이 묶이고, 마스크가 씌워졌다.
마취가 들어오자 정신이 서서히 멀어졌다.
그때 느껴졌던 수술대의 차가운 금속 감촉은
너무도 서늘했다.

마치 어린 시절 과학시간, 해부대 위 개구리를 올려놓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나는 내가 바로 그 개구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다시는 수술대 위에 오르지 않겠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인생이란 건 내 의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때의 나는, 그 다짐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수술 전, 유방암에 대해 미친 듯이 검색했다.
유방암 환자 카페의 글을 읽으며 놀랐다.
세상에 이런 드라마 같은 현실이 있을까 싶었다.
젊은 엄마가 아이를 두고 투병하는 이야기,
유방암 진단 후 이혼당한 이야기,
보험금과 치료비를 둘러싼 현실적인 고통들까지.

그중에서도 30~40대 젊은 엄마들의 투병기는
정말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아이를 두고 싸워야 하는 그들의 용기에 존경심이 생겼고,
한편으론 ‘나는 혼자라서 다행이다’ 싶었다.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 않아도 되니까.

코로나로 가족 방문이 제한된 것도
나 같은 사람에겐 오히려 다행이었다.
보호자 이름을 누구로 써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언니들이 번갈아 와 주었다.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
가족이라도,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건 참 불편하고 비참한 일이라는 걸.

수술은 부분 절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사는 말했다.
“수술 중 종양이 퍼져 있으면,
환자 동의 없이 전절제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무서웠다.공포스러웠다.
유방암 수술 후의 여정은 길고 지독하다.
부분 절제, 임파선 검사, 조직 검사, 방사선, 항암, 복원 수술까지.
그 모든 과정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수술 전날,그러한 공포가 내 머릿속을 휘감았다.
언니들과 형부가 모여 “괜찮다”고 위로했지만
나의 뇌는 이미 그 공포감을 감당하기 어려워했다

그 순간 공황장애가 왔다

공간이 놀이기구 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점점 회전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내 머리속이 왜이러지 벌써 뇌까지 전이된건가??
“이렇게 지금 죽는 건가?”
언니가 내 손을 잡고 말했다.

“공황장애야, 괜찮아. 숨을 크게 쉬어.”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야 진정이 되었다.
그때 처음 깨달았다.
몸의 병보다 마음의 공포가 더 무섭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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