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준비 시간'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 주는 시간

by 삶은 별

결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선택이 아님에도 결혼이라는 단어는 젊은 남녀에게는 매우 매우 설레게 만다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연인들이 결혼하면 가장 좋은 이유는 함께 같이 오~~~ 래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설레는 단어인 '함께', '오래'라는 단어 때문에 가끔은 결혼생활에서 지우지 못한 상처를 얻게 되는 부부도 많이 본 것 같다. 함께 오래 있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미쳐 생각하지 못한 채 결혼이라는 시작을 하면 낯선 생활 속에서 서러움이 복받칠지도 모른다.


결혼 전에는 몰랐다. 칫솔과 휴지가 늘 집에 없을 수도 있고 세탁기를 돌리면 빨래는 널어야 하고 또 개야 하고 각각의 서랍에 넣어야 하며 철이 지난 옷들은 다 세탁을 해서 시즌 옷으로 변경해 줘야 하고... 이것들 말고도 정말 어마 어마하게 많은 집안일들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동안은 엄마가 다 해주셔서 미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이 많은 아니 더 많아질 우리만의 공간에서의 생활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삶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알았다. 연애할 때는 몰랐다. 그냥 둘이 살면 좋을거다 생각했지 이런 챙겨야 할 것들은 생각도 못했다.



결혼 3년 차가 되니 주변에서 가끔씩 물어본다.

'지금도 행복해?'

'아직도 눈에서 막 하트가 쏟아져?'

'지금도 남편 보면 설레니?'

'너네는 언제 다퉈 자주 다퉈? '


그럼 나는 주저 없이 말한다

'어 행복해'

'어 하트가 쏟아지는지는 모르겠는데 결혼한 거 너무 좋아'

'어 퇴근할 때도 남편 보고 싶고 봐도 봐도 좋던데?'

'우린 거의 싸울 일이 없는데? 크게 다퉈본 적이 없어'


그럼 친구들이 그런다

'그래 신혼이라서 그래 한몇 년만 지나면 안 그래 '

'부럽다 나는 이제 신랑 봐도 감흥이 없던데'

'말도 안 돼 안 싸운다고? 안 다투고 사는 게 말이 돼? "



그랬다 친구들의 답은 둘 중 하나였다. 지금은 초기라서 그렇고 조금 지나면 안 그렇다고 너희도 한 5년만 되면 변할 거라고 그때 되면 자기네들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라고 대부분의 나의 친구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특히 다투지 않는다는 말에는 다들 토끼눈을 하고 어떻게 다투지 않고 사냐며 이상하다고 까지 했다. 나보고 너무 참고 살아서 그런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물론 나는 참을 줄 아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그저 남편과는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이해하다 보니 싸울 일이 안 생기고 있는 중이다. 신기할 정도로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것이었다 - 윌리엄 서머셋 @사진출처 Unsplash


사실 생각해보면, 나도 연애시절에는 나름 장기 연애를 그것도 2번이나 하고 있다 보니

막 연애를 시작해서 꿀 떨어지는 친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래 지금이 좋을 때야 몇 년만 지나면 또 달라진다 지금 그 행복을 많이 즐겨라~ '라는 말을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도 나의 연애 상황이 행복하지가 않아서 그들의 사랑이 마냥 부러웠는지

아니면 그들도 결국엔 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덜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는 나만의 정의를 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땐 나도 연애를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너네도 곧 나처럼 행복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하고 있었다. 지금 남편과 사귀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내가 지금은 결혼생활을 행복하다고 결혼할만하다고 퍽이나 괜찮다고 살만하다고 말하고 있다니..

나도 지금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다를 바 없는 연애를 했었던 것 같다.

내가 그를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서운하고 내가 그보다 더 많이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 화가 나고

내가 원하는 것보단 그가 하자는 데로 하면서 결국에 섭섭함을 담아 풀어내고 계속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받으려 했고 내가 원하는 답이 없으면 헤어지다 만나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내가 정의한 연애다운 연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그것이 상대방 탓인 듯 그를 탓하고 내 방식대로 왜 안 해주냐고 따졌던 것 같다.


과도한 사랑은 인간에게 아무런 명예나 가치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에우리피데스 @사진출처 Unsplash


결혼해서 둘이 산 다는 것은 같이 사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다름을 인정해주고 새로운 삶에 대한 시작인만큼 서로에게 준비기간을 줘야 함에도 대부분의 연인 신혼부부들은 그것을 많이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만 맞고 상대방의 생각은 틀리고 내 삶의 방식은 다 맞고 상대방의 방식은 아니지 않은데 우리는 너무 쉽게 내가 맞다고 혹은 내 방식대로 따라와 달라고 상대방에게 우기고 있진 않는지...


나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을 하면 둘이 사는 게 마냥 행복하고 저녁에 함께 자고 주말엔 집에서 영화 보면서 맥주 마시고 알콩달콩 매일매일이 아름다운 생활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 상상이 절대 틀리지 않지만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남자와 여자.. 부부가 되기 전에 우리는 각자의 공간 각자의 삶에서 적어도 20년 이상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사귄 지는 불과 1년 넘었어도 각자의 살아온 삶과 비례해 우리는 서로를 다 알 수가 없다. 물론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신혼생활 준비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신혼생활 준비시간이란? 30년 넘게 살아온 남녀의 생활패턴을 이해하고 각자의 생활방식을 관찰하여 결혼해서 잘 살 수 있는 우리들만의 생활 방식으로 새롭게 만들어 가는 시간을 말한다. "

(어디서 나온 정의가 아니라.. 그냥 내가 3년 살아보고 느낀 정의다...ㅎ)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남편과 나는 신혼생활 준비시간을 가짐으로써 서로 생활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게 됨으로써 사소한 싸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는 설거지 스타일이 달랐다. 남편은 그릇에 담긴 음식을 음식물 쓰레기 분류함에 넣은 후에 싱크대에 넣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모두 싱크대에 다 넣은 후 물로 음식물을 다 씻은 후 마지막에 음식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었다. 결혼생활 준비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바로 싸웠을지도 모른다.

왜 설거지를 그렇게 하냐고 말했을 것이고 우리는 각자의 방식이 맞다고 바꾸라고 서로의 방식이 편하다고 아옹다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각자의 삶에서 우리의 삶으로 들어와서 살기 시작한 준비 단계이다 보니 내 스타일이 맞다고 우기기보다는 각자의 패턴에서 좋은 부분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했다.

결론은 미리 쓰레기를 버리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 싱크대 개수대가 지저분해지는 것도 방지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기에 내 설거지 스타일을 바꾸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설거지는 남편 스타 일되로 하는 것으로 이야기했고 단, 습관이라는 것은 금방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변화의 기간에는 너그러이 이해해주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누군가는 굳이 그렇게 해야 하냐 그러다가 서로 이해 안 해주면 또 싸운고 말지라고 하지만 30년을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스타일 데로 살던 사람들이 한집에서 같이 살게 되면 서로를 한 번에 다 이해하고 포용해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각자의 삶을 바라봐 주고 이해해주고 각자의 삶 속에서 우리의 삶을 같이 찾아가는 결혼 준비 시간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잠자는 시간도 다르다

청소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빨래 널고 개는 방법도 다르다

치약을 쓰는 방법도 다르다

휴지 사용 방법도 다르다

다르다.. 다르다.. 다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다름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만 싸움이 되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절대 내가 살아온 삶이 정답은 아니며 또한 그들이 산 삶이 정답도 아니다.


당신을 웃게 만드는 이에게 화를 낼 수는 없어요. 그만큼 단순한 거예요 - 제이 레노 @사진출처 Unsplash


내가 남편과 연애부터 결혼 3년 차 지금까지 싸움 없이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서로에 대해서 알아갈 시간을 가짐과 함께 상대방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저럴 수 있다고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우리의 삶이라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작점에 있었기에 충분이 준비시간을 가졌고 그 준비시간으로 인해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기에 남들보다 싸울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신혼초에 이런 준비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처음이기에 새롭고 처음이기에 덜 익숙하고 처음이기에 설레는 마음이 있기에 서로에 대해 충분히 받아들여줄 여유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하려고 보면 이미 둘이 살아본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때는 우리끼리 처음이 아닌 우리 끼 이미 살아본 게 되기에 우리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울지도 모른다.


사실 살다 보면 우리는 큰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예상치도 않은 양치질 하면서도 작은 싸움이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싸움의 시작과 끝을 가만 살펴보면 시작은 양치질이었는데 결국 끝은 왜 치약을 그렇게 짜서 쓰냐며 너는 왜 또 설거지를 그렇게 하냐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고 끝이 나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줄 준비를 하는 것 서로를 알아가며 배려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신혼이라 좋은 때 그 신혼을 영리하게 보내는 것이 꽤나 중요함을 3년차..살아보니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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