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할 필요 없다, 항상 먼저 나서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활동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운동모임의 단체 카톡방에, 직장에서 으레 받고는 하는 질문이 올라온다. 나도 모르게, 직장에서처럼 설명을 해준다. 심지어 평소에 그 카톡방에 채팅을 잘하지 않음에도...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막 움직이면서 단문의 글을 써나간다.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카톡, 특히 단체 카톡에는 짧게 짧게 한 문장씩 올리는 것보다, 한 번에 다 묶어서 하나의 메시지로 보내는 것이 덜 부담스럽다고 생각해서, 메시지를 쓰고 있는 와중, 꽤 간단하고 나와는 의견이 좀 다른 어느 여성의 답변이 짤막짤막, 내가 평소에 가까운 이들에게 카톡을 하는 것처럼 한 줄 한 줄씩 덧붙여진다. 거기까진 괜찮다. 나도 나름 쓴 글을 지우기보다, 질문자에게 참조가 될 수 있는 정보이므로 그냥 올린다. 바로 그 여성에 의해 태클이 걸린다. 다소 잘난 척도 섞인 그런 답들... 뭐, 무시한다. 역시 괜히 나섰다 싶다. 누가 질문을 올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가만히 있었으면, 진정 나댈 사람만 나댔으면 되는 것이다.
단톡방에는 종종, '00쪽에 일하시는 분 계신가요?', '00쪽 잘 아시는 분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이 종종 올라온다. 뭐, 불특정 다수들이 있는 공간에 의문점들을 던지면 어떤 면에서 다른 방법보다 쉽게 해소되곤 하니까, 나름 장점도 있다. 그런데 엊그제 '그녀'와 굳이 신경전(이랄까... 적어도 나는 꽤 거슬렸다)을 벌이고 난 뒤, 나는 앞으로 그런 공간에서 더욱 나서지 않기로 했다. '잘난척하는 행위' 또는, '아는척하는 행위'는 불과 초등학생 시절 때부터 가장 가까운 친구의 그런 특성들로 인해, 혐오스러워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잘난 척이나 아는 척을 아예 안 하고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인지'한다면 자제하려고는 하는 편이다.
여튼, 직장에서 주로 대답할법한 그런 질문들에 대해 굳이 내가 나설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적어도 직장에서는 돈을 받으면서 그런 서비스에 임하지만,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누군가에게 단체 카톡으로 그런 편의를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내가 더 잘났소'라는 사람과 시비가 붙을 수도 있고... 이제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내 말에 '태클'을 건 그녀는 마치 나를 누르고 자신이 위에 서듯, 말했지만... 뭐, 이후에 나는 어떤 말도 붙이지 않았다. 적어도 그 공간에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하는 그녀를 그저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내 멋대로 행동해서 왈가왈부 시시비비를 가리는 모습이 더 우스워보일 수도 있었다.
나도 한, '관종'(남의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인데, 그녀도 그런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몸매가 그래로 드러나서, 여자인 나도(아마 엊그제의 그 사건 영향도 있을 테지만) 깜짝 놀라면서 보게 된 사진을 제멋대로 단톡방에 올렸다. 그녀가 그 사진으로 인해 단톡의 누가 '예쁘다', '몸매 좋다'라고 느끼길 바랐으면, 적어도 그 방의 몇몇은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약간 짓궂은 성격인 나는, '우왕, 몸 좋으시네요~'이런 뉘앙스의 말을 덧붙이려다, 단톡의 프로필명에 성별도 포함되므로 관뒀다. 또한 그녀는 '같은 여자'가 박수쳐주길 그다지 바라지 않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자인 나 말고도 농담을 건네는 남자들이 꽤 있었기에.
여자들은(모든 여자들은 아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품게 되면, '나이차'도 같이 한번 고려해본다.
그녀는 나보다 5~6살 정도 많았다. '아, 그러려니' 한다. 이 말인즉슨, '돋보이고 싶으실 테니, 몇 살이라도 어린 제가 양보하겠습니다'라는 생각이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여자들의 나이를 20-40까지만 봤을 때, 20대 시절에는 그렇게 나서거나 돋보이려고 하진 않지만, 30대 후반으로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이런 여자다'라는 것을 더 드러내려 하는 느낌이랄까... 20대 초반 대학생일 경우에는 거의 마땅한 직업도 없고, 중고교 시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인간관계도 좀 어리숙한 면이 있지만, 사회 물 좀 먹은 30대 40대가 되면, '나는 이런 일하는 사람이에요'라고 굳이 묻지 않아도 말해준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30대 후반과 40대의 여자지인들은 예외인데, 괜찮은 직업을 내로라 자랑하지도 않으시고, 그 누구보다 활발하고 부지런한 감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분은, 조용한 성격에 항상 타인을 배려할 줄 아신다.
갑자기, 일본 드라마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에서 들은 대사가 생각이 난다. '남자는 20대 시절에 성욕이 가장 강하고, 여자는 30대 시절에 성욕이 가장 강하다'. 내 생각에는, 어쩌면 20대 시절의 여성도 그만큼의 성욕은 있으나, 감정을 표현하는데 미숙하고 어느 정도 내숭도 있으므로 그런 게 발산이 잘 안 되는데, 30대가 되면, '그런 내숭'들이 다 부질없으며, 때로는 자신도 어느 정도 적극적이어야 따라오는 결과물이 있음을 깨닫게 되어서, 자신이 감정에 더 솔직해지게 되며, 대범하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이런 점은 위에서 주절주절 썼던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과는 달리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뭐, 가임기가 어떻고 구구절절한 의견들은 뒤로 하고.
'밀당'이라고 할까. 여자가 고백을 바로 받아주면 어떻다고 해서 남자를 두세 번 고생시키게 하는 것들에도 (같은 여자로서) 부정적이다. 20대 시절에 그렇게 비싸게만(?) 보여서 결국 주위에 남는 사람이 없으니, 30대 시절에는 자신을 더 드러내고 나서려고 하는 걸까... 여자들은, 역시 같은 여자지만, '피곤하다'.
다시금 다짐해본다. 나서려고 하지 말고, 잘난척하려고 하지 말고, 아는척하려고 하지도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