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들어본 샌드위치의 맛이 의외로 괜찮았다.
약간 타버린 식빵을 칼과 손으로 긁어내고, 처치곤란이었던 양배추를 씻어 부드러운 부분만 뜯어 올리고, 계란 프라이를 얹고, 토마토를 잘라 넣고, 참치를 흩뿌리고 케첩까지.
별 기대 없이 뚝딱뚝딱 만들어서 가족들에게 대접했고, 나중에 운동하고 돌아와서 먹으니 맛이 꽤 괜찮았던 것.
아직 남은 식빵이 냉장고에, 며칠 전 산 모닝빵도 부엌 베란다 선반에 있어서 점심때 비슷한 방법으로 소진시킬 예정이다.
모닝빵은, 식빵보단 작으니 좀 더 세심하게 다루어야겠지.
괜히 사놓은 거 같은 참깨 드레싱을 어떻게 응용해볼까 생각해본다. 키위드레싱으로 고를걸 그랬나...
참, 잘라놓은 덩어리 치즈도 있으니 그것도 같이 처리해야겠다. 발사믹 소스를 조금 끼얹어 볼까...
샌드위치류는 사 먹든 만들어먹든 옛날사람입맛인 나에게는 그렇게 요기가 안되더라. 나는 뜨신국이랑 밥 먹는 게 속이 더 편하더라.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고 세트에는 쿠키도 나오지만, 이상하게 먹고 나면 두세 시간만 지나도 허기가 지는 것 같더라. 거기서 파는 라즈베리 치즈쿠키는 참 달고 맛있다.
그래도 집안에 처치 곤란한 각종 식재료를 처리하기 위해 가끔 샌드위치를 만들어먹는다. 불을 많이 안 써도 되니 간단하기도 하고. 그나저나 참깨 드레싱을 어떻게 처치해버린담.. 샐러드도 잘 안 먹으면서 아무래도 괜히 샀는가 싶다. 생각보다 짭조름하던 드레싱소스의 맛을 수정하려면 꿀을 섞어보아야 할까나...
내가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예고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하산해서 돌아오니, 어머니께서 이미 남은 식빵들을 다 굽고 계셨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허기진 나는 허겁지겁 맛있게도 먹었다고 한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누가 해주면 그렇게 맛있다'라고 하셨다. 히히... 담에 꼭 샌드위치 만들어서 드릴게유 어무니~. 아니, 엄마가 좋아하는 밥이랑 국 해드릴게유~(어느 세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