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주일 동안 내 마음을 은근히 설레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현재 10화까지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코타로는 1인 가구'. 원래 만화가 원작인 것 같고, 실사판으로도 제작된 듯하다.(영화판 제목은, '독거 소년 코타로',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에 있다)
메인 화면에 뜨는 것을 보고, 무심결에 지나쳐버리기도 했지만, 왜, 넷플릭스에서 '보려고 망설이는 프로그램'에 커서를 놓아두면 저절로 예고편(?)이나 영상이 재생되는 것 때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마, 코타로(주인공)가 옆집 청년에게 '목욕탕'에 대해서 말을 거는 장면이었던가... '아저씨'나, '형'이라기보다는, '옆집 양반'으로 번역되는데 그 점도 생소했지만 이목을 끄는 면이 있었다.
그런 넷플릭스의 꾐(?)에 이끌려 '코타로는 1인 가구'를 보기 시작했다.
보통 등산을 다녀와서 오후에 혼자 있게 되면, 점심식사를 하면서 코타로를 보았다. 낮이나 밤에 샤워를 하면서, '코타로 봐야지'하고 생각이 나기도 했고, 만화를 보고 나면 여운 같은 것이 남아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원래 어떤 영상을 볼 때, 그 '대사'에 온전하게 집중하는 경우가 잘 없는데, 이 만화는, 중간에 다른 볼일이 생기면 '일시정지'를 하고 와서 다시 봤을 만큼 '대사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하면서 보았다.
아마, 다큐 3일에서 보았었나... 서울에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했던가, 그런 병원이 있었는데, 독거노인인듯한 분들도 꽤 보았었다. 그 방송만 몇 차례 반복해서 보면서, 또 예전에 했던 독거노인 방문 봉사활동 때문인지, 나중에 '독거노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지만, 직장에 들어가고 '내 살길이 바빠지자' 그런 생각은 저 멀리 잊혀져갔다. 솔직히 할머니들보다 할아버지들은, 아직 내게는 무섭게 느껴진다. 이는 친척 어른들 탓도 있겠으나... 마음속에서 '할아버지'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다.
이 만화는, '독거노인'이 아닌, '독거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어쩌면 '독거노인'이었다면 더 외면받았을지도 모르는, 그 독거 어린아이에게 이웃사람들의 여러 관심이 집중이 되고,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그 아이도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사실, 애가 혼자 산다고 치더라도 주위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만화는, 좀 더 세밀한 감정의 부분을 다룬다. 그리고 좀 더 책임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만화 속에서는 캐릭터들의 이목구비가 제각각이고, 또 어떤 부분들은 단순하게 묘사되는데, 이 만화의 실사판을 보고 만화와는 느낌이 달라서 잠시 놀랐다. 실사판은... 뭐랄까... 만화가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던 점을 좀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 준달까. 실사판을 본 것은 아니고, 마찬가지로 자동재생영상만 잠시 봤음에도, 심지어 그 내용이 만화와 거의 비슷했음에도... 마치 실제로 그런 일,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일들이 진짜로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뭔가 한편으로 보기 시작하기 망설여졌다.
극 중의 옆집 청년은, 코타로에게 '옆집 양반'으로 더 많이 불리다 보니,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이름이 나오는 장면들도 있다), '어차피 책임도 못 질건데, 괜히 그 아이한테 신경 쓰지 마'라고 하는 전여친(?)의 이야기에, '책임은 못질 수도 있지만,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보통은 부모들이 기억해주듯이, 자신이 코타로의 성장과정을 기억해주고 싶다'라고 한다. 마지막화는 어제 봤지만, 자신의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을 모르는 코타로를 위해, 비석의 어머니 이름을 가리고 코타로를 보고 서있는 '옆집 양반'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날 어떤 일들로 코타로에게 '나는 네게 거짓말을 안 한다'라고 장담했던 옆집 양반이,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코타로의 물음에, '꼭 다시 만날 거라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던 모습도, '다음에 또 성묘를 가면 꼭 자신과 같이 가자'라고 하는 모습도...
코타로나 전여친에게 영미덥지 못하다고 나오는 옆집 양반이, 비로소 믿을만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또 다른 코타로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