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세 달에 한번 즈음, 아프리카 티브이 어플에 들어간다. 이전에 게임을 할 적에는 아프리카, 트위치, 유튜브 관계없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대부분 얼굴도 안 나오는 이들이었고, 게임방송 쪽에서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메이플스토리 방송이었다.
그러면서 전체 목록 중 눈에 띄는 여성 BJ들의 방송도 가끔씩 들어가 보았다. 자극적인 썸네일들은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시선을 끌었다. 그렇게 들어가도 30분을 넘게 본 적은 없지만, 여태껏 종종 봐온 느낌으로는, 대부분 방송의 성격(?)이 비슷하달까. 너무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필자는 평소에도 유튜브 영상 자체보다는, 채팅창이나 댓글들을 더 집중해서 보는 경우가 많아서 개인방송에서도 BJ들의 말보다 채팅을 종종 더 눈여겨본다.
채팅장 속 사람들의 부류들은, 대략 몇 가지로 나뉘는데, 대강 분류해보면-
1) 나처럼 침묵하고 지켜보다 나가거나, 계속 보는 부류
2) 마치 여성 BJ의 친한 오빠라도 되는 양, 각종 음담패설에 대해 나름 애써 보호막을 치는 부류, 약간 오글거리는 억지스러운 듬직함(?) 이런 느낌을 풍긴다.
3) 음담패설을 일삼다 강퇴되는 부류
4) '2)'의 부류에서 두 가지로 나뉘는데, 후원을 열심히 해주면서 뭔가 가오를 잡는 부류와, 그다지 후원도 하지 않음에도 채팅으로만 가오(폼)를 잡는 부류
5) '3)'의 부류에서도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정말 모욕적일만한 음담패설을 일삼다 강퇴 처리되는 부류와, 아슬아슬한 음담패설을 하면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부류가 있다.
사실 여자인 나로서는, 그리 이목을 끌만한 노출이나 퍼포먼스가 아닐 경우에는 아마 목욕탕에서 종종 마주치는 그런 모습들에 관심이 가기보다, 이런 각종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채팅창을 구경할 때가 더 많다.
그러다 현타라고 할까, 뭔가 '내가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거나 지루해지면 이내 나와버리곤 한다. 금세 나의 '주'주거지인 넷플, 왓챠, 유튜브로 이동해버린다. 주거지에서도 크게 인상 깊은 영상은 찾기 힘들다. 차라리 블로그나 브런치에서 글을 읽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여자 BJ들의 수입은 천차만별이고, 뉴페이스들이 끊임없이 유입된다고 한다. 스트리머의 나이가 몇 살이상 넘어가면 속된 말로, '노땅'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들의 심리는 여자인 나도 알 수 없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외모도 능력이란 생각이다.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든, 남이 뭐라 할 것은 못되지 않을까. 그들도 자신들이 원해서 하는 것일 테니...
그래도, 뭔가 성의 상품화라던가, 각종 댓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돈으로써 그들을 쥐고 주무르는 듯한 느낌은 괜히 조금 불쾌하기도 하다. 뭐, 일개 시청자인 내가 무슨 의견을 피력해보아도 어떤 특별한 무엇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돈으로써 만들어지는 각종 갑을관계와 부조리한 면들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이런 곳이 아닐까 하고, 조금은 지나치게 해석해보기도 한다.
그곳에 속해보지 않아서, 그 일을 해보지 않아서, 그들에 대한 일부의 내막을 전해 들어도 확실히 안다고는 못할 거다.
뭐, 굳이 그런 모습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할 마음도 없다.
그저 살아가는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니. 크게 신경 쓰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그들 중 어떤 이들은 그런 일에 임했던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고 한다고 들었다. 아마 지우고 싶은 과거는, 조금 후회하거나 부끄러운 과거일 수도 있다. 또는, '자신의 앞길이나 출셋길'에 방해가 되는 흠집일 수도 있다.
뭐... 그들에게 알량하거나 대단한 듯한 조언이나 충고로 글을 마칠 생각은 없다.
그저, 나 같은 여자들도 종종 그런 방송을 보고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을 한번 써보고 싶었을 뿐이다. 비록 그렇게 자주 보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