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터울 남동생의 뒤꿈치는 언제 봐도 매끈하다. 나같이 하얀 각질이 끼여있는 적이 거의 없다.
반품이나 교환 같은 것도 나보다 잘한다.
나는 늘 타인에게 잘 보이길 바랐다. 심지어 오늘도, 보너스를 받아서 커플티를 사주려고 하는 남친보다 아마 매출을 올려야 하는 점원에게 더 친절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 했다.
그런 점에서 남친이 더 확고하고 솔직하게 나서 줌으로써, 억지스럽고 불필요한 소비를 하나 줄였다.
나는 왜, 가까운 이를 감싸고 보호하기보다 처음 만난 타인에게 더 친절하려고 할까... 시장을 가든, 백화점이나 마트, 은행, 병원에서도... 그저 스쳐갈 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가끔씩 그들의 무례한 행동에도 내 옆에 있는 이를 감싸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내가 내일 죽어도 모르는, 전 직장 상사에게 온 전화를 받는 일이,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 같을 때도 있다.
아무리 사회생활이라 해도, 무엇이 나한테 더 중요한지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음에도 종종 휘둘리고 간과한다.
연인 사이에서도 서로의 각질이 잔뜩 일어난 발뒤꿈치 때문에 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저 내가 보아도 '꼴'이 탐탁지 않다.목욕을 못 간 지 꽤 되었다.
그 사람이, 그녀가, 그가 무엇을 할지,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너무 파고들지 말자.
그 시간에 '나의 발뒤꿈치'나 매끈하게 관리하자.
코로나 시국에 목욕탕 가기가 꺼려지면, 요새 가족탕도 잘되어있다.
나에게 관심도 없는 이에 대해 걱정하기보다, 내 몸을 깨끗하게 문지르고 가꾸자. 나 자신을 먼저 아끼자.
남에게 끊임없이 정성을 쏟아봐야 크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
남이 알아주길 바라면 더욱 안된다. 내가 나밖에 생각 안 하듯, 누군가도 마찬가지.
가족들과, 나와 가까운 이들의 발뒤꿈치도 매끈해지길. 그걸 우연히 보는 다른 이를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아끼고 가꾸는 방편으로. 그들이 타인에게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