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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데 집착을 버리자

사소한데 집착하는 게 일상이라..

by 박냥이
국어사전에서 검색해본 '사소하다'의 뜻: 보잘것없이 작거나 적다.

그렇게 작디작아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닌데, 머릿속으로 그것에만 온통 집중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누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SNS의 팔로잉을 끊었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들..

오히려 SNS를 안 하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나은가.. 그러기엔 이미 온라인에 너무 길들여졌다.

약 1년 전, 독서모임이나 그림모임 따위를 운영해오면서 스스로 지키려고 했던 철칙이 있다.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자'

모임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못한 탓도 있겠지만, 한번 얼굴을 쓱 내밀고 바로 잠수를 타버리거나 모임을 나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임의 분위기가 자신과는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나마 나가버리면 괜찮은데 잠수인원들은 수시로 정리를 해줘야 했다. 이유 모르게 잠수를 타는 그들에게 한 명씩 말을 걸어보기도 귀찮았기에, 그저 '며칠 이내 불참 시 강퇴', '당일 캔슬 몇 회 누적 시 강퇴' 이런 식으로 대강의 규칙을 만들어놓고, 모임원들이 '그날'이라고 불렀던 그날이 오면 한 명씩 강퇴 처리를 했다.


휴... 왜 나는 이런 쓸데없는데 집착을 하는지, 보기 싫어도 보이는 팔로잉 숫자 하나하나가 상단에 떠있으니 안 보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허허허허허. 사실 누가 팔로잉을 끊었는지 찾아보기도 귀찮을뿐더러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니, 그리고 나의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인 것...임에도 마음만큼 신경을 덜 쓰진 않게 된다는 것. 의식적으로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마 사람의 반응에 유달리 신경을 많이 쓰고, 쓸데없이 생각이 많은 성향 탓도 있겠다.


'누가 뭐라든~, "뭐래"'하고 자신의 갈 길을 똑바로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신경을 쓰다 나 자신까지 갉아먹은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그렇게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솔직히 쉽지는 않다. 아마도 타고난 성향이나 기질이 있나 보다, 타고난 것이 아니라면 유년시절 형성된 성격이거나..

가끔은, '감정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너무나도 극과 극의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이 넘쳐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편한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는 말을 청산유수처럼 쏟아낸다.

포커페이스가 되고 싶다.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어느 때엔 감정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

그럼 화날 일도 슬플 일도, 실망할 일도 없을 텐데..

실망스럽거나 자책하는 감정이 들 때에, 그 감정을 바로 '삭제'해버리고 싶다. '아니, 내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인데, 도대체 왜 이러고 있냐?' 스스로 자책하는 일도 싫다.

그저 무념무상으로.. '아, 그렇군. 허허'하고 무심히, 사소한 일들을 지나치고 싶다.

쓸데없는 공상과 앞서가는 생각들이 많은 나에겐 꽤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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