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속옷 수선해서 입기
옛날 사이즈랑 요즘 사이즈랑 왠지 다른 거 같다(?)
나에겐 브래지어가 몇 개나 된다. 대략 8개 정도 있다 하면, 안 입는 것은 3개, 주로 입는 것도 3개, 애매한 거라서 주로 입는 게 다 빨래 중일 때 어쩔 수 없이 입는 것 2개.
백수가 되고 어느 날, 안 입는 브래지어(심지어 하나는 몇 년 전 태국여행까지 가서 사 왔는데 불편해서 안 입는 하나)를 수선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방법은 인터넷이나 다이소에 파는 브래지어 연장후크를 이용하는 것. 배송료 때문에 다이소가 낫긴 하나 종류는 인터넷이 좀 다양한듯하다.
바느질도 몇 번안해봤건만, 브래지어 고리 특유의, 기지개를 켜거나 백팩을 멜 때 풀릴 수도 있는 위험(?) 요소가, 같은 방식을 이용하는 연장후크를 이용할 경우에 두세 배로 불어나므로.. 연장후크의 연결고리만이라도 바느질로 단단하게 해주는 과정과, 고리 사이즈가 연장후크와 안 맞는 경우에 연장후크를 잘라서 다시 붙여 사이즈가 맞게 만드는 식이었다. 우연찮게 속옷을 수선하려고 시작한 바느질에 재미가 붙어서 한동안 솜과 천 등을 사서 인형도 몇 개 만들었더랬다.
여자들 중에 나같이 덩치가 있는 사람들은 아마 알건데 컵 사이즈에 비해 덩치가 크니, 둘레에 맞춰 컵을 키울 수도 없고..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게다가 이놈의 속옷 사이즈도 기성복들 사이즈처럼 옛날 거랑 수치나 지표상으론 같지만 실제로 입어보면 작아진 느낌. 실제로 브래지어를 리폼하면서 예전의 사이즈의 속옷과 최근에 나온 같은 사이즈의 속옷을 덧대어보니 최근에 나온 것이 둘레가 짧더라..(이런 젠장..)
구입한 연장후크의 개수는 제한되어있고, 막상 달아놓아도 안 입어지는 것은 계속 안 입어지더라.
그나마 자주 입는 연장후크달린 브래지어를 몇 번 빨아서 널어놓았더니.. 동생 놈이 하도 비웃어대서..
"야, 연장후크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편하게 해 주는데! 인터넷 검색 한번 해봐라"하고 한 소리했다.
고교시절부터 브래지어는 손빨래를 해왔는데, 아무래도 세탁기를 돌리는 것보다 깨끗이 안 빨리는 느낌이라 세탁망에 넣고 돌렸더니.. 손빨래할 적보다 너무 빨리 손상되어버리더라.. 그래서 최근에 다시 손빨래를 시작했다.
최근에 구입한 브래지어는, 역시 약간 불편했고..
결국 연장후크를 통해 숨을 편하게 쉬게 되었다. 8cm 정도의 여유와 편안함이라고 할까.. 특히 나같이 식성 좋은 사람들은, 브래지어가 너무 조이면 음식 소화도 잘 안된다.. 연장후크로써 삶의 질이 얼마나 높아지는가.
엄마는 그게 자랑할 일이냐 하시지만서도..
다이어트를 해서 지금 사이즈의 속옷에 몸을 맞춰보는 방법도 있겠으나..
속옷회사들은 왜 둘레를 줄여 만들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