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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를 정리하면서

지우고 싶은 기억, 돌이키고 싶은 일들..

by 박냥이

집안의 와이파이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아 핫스팟을 켜서 진행했던 지난달의 작업을 이어서, 겨우 4월 중순이 되어서야 파일을 옮기는 일을 재개했다. 뭐, 외장하드로 옮기면 사진을 훑어보기에는, 클라우드 상에 있는 것보다 불편하긴 하지만.. 오직 사진으로만 남은 그런 추억들을 웹상의 클라우드에만 떡하니 두기도 뭔가 아쉬워서 최근에 선물 받은 2테라바이트의 외장하드로 아침부터 옮기는 중이다.

파일을 옮기다 보니 시기별로 특징이 있다. 한 번에 최대 1000장까지만 옮길 수 있어서, 클라우드에 있는 사진 파일의 연도, 2016년~2019년 차례차례 진행하면서 보면, 대부분의 연도당 사진의 총개수가 1,000장은 거뜬히 넘으므로, 월별로 옮기려고 봤을 때, 특정 월자체에서는 그 월당 사진 개수가 1,000장이 넘어버리는 것. 이럴 때는 귀찮더라도 일별로 옮길 수밖에.. 이런 월에는 특징이 있는데, 최근에는 못 가는 여행을 그렇게 다녔던 것이다.

2016년도의 어느 때에는 동기들과 태국에 갔었고, 2017년도의 어느 시기에는 후쿠오카에 갔었고..

지금이야 연락도 안 하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꽤 있지만, 굳이 그 사진을 배제해버리진 않는다.

뭐, 그래도 그 당시에는 그 사람들도 내게는 꽤 중요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사진의 전송속도가 그닥 빠르지 않아서, 처음에는 전송 작업과 전송된 압축파일을 푸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더니, 압축파일이 다 풀리지도 않았는데 압축파일들을 한꺼번에 삭제해버리는 실수를 해버려서, 차분하게 다시 다 다운로드를 하고 나서 압축을 해제하는 일은 추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뭐, 급한 것은 없다.

2014년도에 연애를 시작했던 이와는, 햇수가 지날수록 그와 점점 멀어져 가는 나의 내적 변화도 사진상의 흐름과 함께 느껴진다. '그랬으면 안 됐건만..' 나는 (누구한테나 친절했던) '교회 오빠'한테 바보같이 흔들려서 정말 소중한 사람과 멀어졌다. 그런 '파국'으로 치닫아가는 나의 모습들을 보면서.. '안돼!, 어서 그곳(교회)으로부터 도망쳐!'라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인터스텔라였나.. 미래에서 과거로 가서 책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요즘은 이전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빈도가 줄었다. 체력소모가 큰 몇몇의 일을 치러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번 글의 목적도, 딱히 떠오르는 소재는 없었지만, 지루한 클라우드 정리의 과정 동안 주절거리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은 쓸데없이 좀 더 길어질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쓰고, 핫스팟 데이터를 다 써버려서 작업 중단. 남은 사진들은 다음 달을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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