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이나 맥날보다는 산과 가까우면 좋겠다

박물관과 산을 끼고 있는 우리집

by 박냥이

필자는 90년대 출생이다. 올해 서른이라, 옛날 같으면 벌써 시집가서 애 낳고 할 나이인데 철부지처럼 엄마 곁에 철썩 붙어있는 것이 삶의 낙이라 하며 살고 있다. 물론 엄마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늘상 하시면서 조금 귀찮아하시긴 한다.


여태 살면서 자취를 해본 적은 손에 꼽는다.

먼저, 편입시험 준비로 인해 기숙사에서 나와 학교 북문 근처의 한 고시원에 살았던 적이 있다.

고시원이라기도 원룸이라기도 애매하게, 구식 방문으로 서로의 방이 구분되어 있고 세탁기를 다 같이 쓰는 구조였다. 그 딸깍하고 누르는 손잡이라서, 몇 번 실수로 그대로 문을 닫아버려서.. 주인 사장님이 몇 번 오가기도 했다. 평수로 따지면 잘 모르겠다. 하여간 엄청 좁았다. 화장실에 창문이 없고, 화장실이 방보다 턱이 높은 희한한 구조였다. 화장실의 환기를 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화장실 문을 조금 열어놨어야 했는데, 그러고 하루 종일 도서관에 다녀오면 하수구 냄새가 진동을 해서, 활짝 열어 놓지 못하고 조금만 열어두었다. 그리고 방에 유일하게 있는 창문도, 가로 크기가 60센티정도 되었으려나.. 그것도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에 턱 하니 나있어서 활짝 열어본 적이 없다.

그다음으로는, 졸업시험 준비로 엄청 다사다난했던, 한 원룸에 무턱대고 계약을 했었는데..(이런 대책 없는.. 나..) 1층의 공간이 주차장으로 들어가 있고, 2층에 있는 방이었다. 1층에 부동산이 위치해있어서 알게 모르게 신뢰감을 느끼고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계약을 해서 정말 괴로운 나날을 보냈었다. 일단, 하수구 냄새는 둘째치고 내리막 도로변 바로 옆에 위치한 터라 24시간 내내 버스가 다니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릴 뿐 아니라, 침대에 누워있으면 진동으로도 크게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 나름 '또 다른 시험의 수험생 신분'인터라 여간 예민한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뒤늦게라도 방을 바꿔보려니.. 욕심 많게 생긴 집주인 아저씨는 탐탁지 않아했고..

결국 그곳에서 나는 깊은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았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고,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그곳이다. 이후, 대로변에 위치한 곳에서는 절대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최근에, 구독하고 있는 유투버의 자취방 구하기 영상을 보았다. 요즘은 '스세권(스타벅스가 근처에 있는 위치)'이나 '맥세권(맥도날드가 근처에 있는 위치)' 등, 여러 편의 시설이 근처에 위치한 주거시설이 꽤 인기가 있는듯했다. 편의점을 애용하는 그 유투버는, '편세권'도 이모저모 따져보았다.


과거에 나는, 미래에 살게 될 집 주변에 '서점', '시장'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중에 서점은, 점차 책을 읽지 않게 되어서 상관없어졌지만, 미래에 살 집 근처나 혹은 차로 왔다 갔다 하기 편리한 거리에 상설시장이나 오일장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20년이 넘게 살고 있는 우리집처럼, 근처에 산과 산책로 또는 공원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우리집은 운이 좋게 몇 년 전에 시립박물관까지 생겨서, 그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집 뒷산은 이리저리 깎여서 공장도 세워지고 했지만.. 박물관은 그나마 산이랑 잘 어우려져 있다.

주차장을 인근 아파트에 무료로 개방하기 때문에, 항상 주차공간이 부족한 우리 아파트 측과 협의를 통해, 넓은 박물관 주차장에 주차도 가능하다. 우리 아파트는, 2대 이상 주차 시 월 만원의 요금이 있기에 박물관에 주차해놓고 몇 보 걸어 다니면 운동도 되고 좋다.

남친의 집은, 인근에 산은 없지만 그래도 큰 공원이 있다. 산과 공원, 둘 중에는 당연히 산이 더 좋다.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매 계절마다 체감할 수 있는 것에 참 감사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에 여유를 갖고 살기